연세대는 16일 해체를 결정한 아태재단으로부터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소장자료와 재단 건물을 기증받아 ‘김대중 대통령 기념 도서관’을 설립키로 아태재단과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세대는 기구 명칭과 운영방향을 17일 오전 공식 발표한다.
그러나 연세대가 현재의 아태재단 건물을 ‘김대중 대통령 기념 도서관’으로 활용할지, 이를 매각하고 학내에 기념 도서관을 별도로 건립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연세대는 아태재단으로부터 지난해 10월16일 건물 및 자료를 기증받는 데 구두 합의했으나 양측은 아태재단의 해체시기와 건물 명칭에 김대중 대통령의 이름을 사용할지 여부에 대해 논의를 거듭해 왔다.
아태재단 기증 문제를 놓고 연세대 내부와 동문들 사이에서는 “부패 의혹이 강한 아태재단을 기증받는 것은 대학 이미지를 훼손할 수 있다”는 반응과 “대통령학 연구를 위한 학술적 가치가 높다”는 의견이 맞서왔다.
연세대측은 아태재단으로부터 시가 100억원대의 서울 마포구 동교동 재단 건물과 김 대통령이 대통령 취임 전까지 기록하거나 소장했던 각종 사료와 비망록 등을 받는다.
이로써 연세대는 1997년 이화장(梨花莊)으로부터 이승만(李承晩) 전 대통령 관련 사료를 기증받아 ‘우남(雩南) 사료관’을 만든 데 이어 이번에 김대중 대통령 기념 도서관을 갖게 돼 대통령학 연구의 기틀을 마련하게 됐다. 김우식(金雨植) 총장은 지난해 말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측에도 통치 사료를 기증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아태재단은 이날 오후 이사회를 열고 재단 해체와 건물 및 자료의 연세대 기증을 최종 결정했다.
민동용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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