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교사 정대수-조미영씨 전국 자연습지 탐사 몰두

  • 입력 2003년 1월 20일 18시 27분


“교사가 현장에서 배워야 아이들에게 산 교육을 시킬 수 있지 않을까요?”

결혼한 지 4주밖에 안 돼 아직 한창 신혼의 단꿈에 젖어 있어야 할 정대수(32·경남 마산 월영초등학교·왼쪽), 조미영 교사(29·마산 우산초등학교) 부부. 20일부터 시작된 9박10일 일정의 ‘임진강에서 낙동강까지, 2003 한국의 습지를 찾아서’ 프로그램에 참가한 소감을 이같이 말했다.

이들 부부는 5년여 동안의 데이트 기간에는 주로 망원경을 들고 들과 강에서 만났다. 또 신혼여행지인 제주도에서도 함께 찍은 사진은 석 장에 불과하고 온통 현지의 조류와 자생식물만 잔뜩 찍어왔을 정도로 자연생태 탐구에 몰두해 있다.

습지보전연대회의와 ‘환경을 생각하는 전국 교사 모임’ 등의 주최로 열린 이번 탐사에는 전국의 각급 학교 교사 45명이 참가하고 있다.

강화 남단 갯벌, 시화호와 매향리, 천수만과 금강하구, 옥구염전과 동진강, 법성포, 영산강, 순천만, 주남저수지, 우포늪 등 전국의 주요 하천과 갯벌을 두루 거치면서 서식하는 겨울철새 등 생태계 조사를 하는 게 이번 탐사의 목적이다.

이들 부부 교사는 그동안 경남 창녕 우포늪과 주남저수지, 부산 을숙도 등에서 찍은 사진을 학습교재로 활용해 학생들에게 좋은 교육 효과를 거두어 방학에다 신혼중임에도 불구하고 함께 탐사에 나섰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때마다 찾아오는 철새들이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이들을 맞는 환경은 갈수록 나빠져 안타깝다”며 “열심히 현장에서 배워 학생들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더 많이 가르치고 싶다”고 말했다.

파주=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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