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채권으로 유망 사업가 행세 골프장 여성 상대 사기행각

  • 입력 2003년 1월 20일 18시 56분


골프장에서 수백억원대의 위조 공채로 재력을 과시하며 여성들을 상대로 사기 행각을 벌인 공채 전문위조단이 경찰에 적발됐다.

대전 둔산경찰서는 20일 백모씨(38) 등 2명을 유가증권위조 및 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박모씨(37)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백씨 등은 서울도시철도공채 370억여원어치(3700여장)를 위조한 뒤 지난해 6월부터 최근까지 이를 담보로 박모씨(45·여) 등 8명에게서 5억원을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대전과 충남 충북지역 골프장을 돌며 돈이 있어 보이는 여성들에게 골프를 가르쳐 주겠다거나 명문대 교수 출신의 사업가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접근한 뒤 “사업자금이 부족하지만 공채를 팔고 싶지는 않다”며 액면가만큼의 공채를 담보로 돈을 빌린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백씨 등이 일부 미혼 여성들에게는 결혼 약속을 한 뒤 결혼식 날짜를 잡고 예식장까지 예약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초 인쇄장비를 구입해 충북 청주의 백씨 집에서 서울도시철도공채를 위조했다.

대전=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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