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인정박람회 유치" 시-도 싸움

  • 입력 2003년 1월 20일 20시 31분


지난해 여수 엑스포 유치가 무산된 이후 광주시와 전남도가 한 단계 낮은 수준의 ‘인정박람회’ 유치를 경쟁적으로 표방하고 나서 시 도민들을 어리둥절하게 하고 있다.

박태영(朴泰榮) 전남도지사는 16일 기자회견을 갖고 “현 정부가 2012년 여수 인정(전문)박람회를 국가계획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공식문서로 제출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박 지사는 “최근 경제부총리 등과 함께 여수 세계박람회 유치 무산에 따른 후속 대책회의에 참석해 이 같은 정부방침을 확인했다”며 “노무현(盧武鉉) 정부가 현 정부의 방침을 승계해 추진할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광주시는 이 같은 전남도의 발표에 대해 “근거가 희박하다”고 일축했다.

시 관계자는 “도가 주장하는 여수 엑스포 국가계획 확정방침은 엑스포 주무부처인 산업자원부와 외교통상부는 물론 국내유치 경합 때 조정역할을 맡는 국무조정실도 모르는 사안”이라며 2012년 광산업엑스포 유치 계속 추진방침을 고수했다.

박광태(朴光泰) 광주시장은 “광산업엑스포 개최가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공약에 포함된 만큼 새 정부가 출범하면 민주당 및 중앙 관계 부처와 긴밀히 협의해 행사를 꼭 유치하겠다”며 “금명간 세부 개최방안을 공식건의하고 ‘범시민유치추진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라고 강한 의욕을 보였다.

이 같은 엑스포 유치경쟁에 대해 주민들은 “같은 시기에 비슷한 행사를 인접 시도가 따로 개최하겠다고 뛰어든 것은 당장 지역간 갈등을 조장할 뿐만 아니라 결국 두 지역 모두 유치에 실패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 지 걱정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편 인정박람회는 종합적 성격의 등록박람회와는 달리 단일 주제의 특정 전문 분야만을 주제로 하는 박람회로 등록박람회 개최시기(5년 주기) 사이에 열리며 행사 기간도 3개월로 등록박람회(6개월) 보다 짧다. 다만 개최지 결정 때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 투표를 거치는 등 개최지 결정 절차 등은 등록박람회와 별 차이가 없다.

광주=김 권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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