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교사로 3월부터 교육일선으로 복귀하는 전북 전주 전라초등학교 김정일(金正一·61), 군산 수송초등학교 두진천(杜鎭天·60) 교장의 신년 각오다.
이들의 평교사 복귀는 1991년 마련된 ‘원로교사제’ 덕분에 가능하게 됐다.
원로교사제는 교장임기 8년(4년에 중임 가능)을 마치고도 정년이 남아 있는 교장을 위해 마련된 것. 이들의 풍부한 교단 경험을 활용하기 위해 정년이 1년 이상 남았을 경우 정년때까지 평교사로 교단에 다시 설 수 있게 하고 있다. 지금까지 전북도내에서 원로교사로 변신한 교장은 아직 없었다. 정년이 남은 교장들도 “체면 때문에…” 혹은 “후배들을 불편하게 할까봐”라는 이유로 모두 명퇴신청을 하고 교단을 떠났다.
사실 일반 여론도 “교장까지 했으면 노후를 편히 지내지 그러느냐” “‘한 교정에 두 교장’모양이 돼 후배 교장이나 교사들이 불편해 할 것이다”는 부정적인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게 현실. 원로교사를 자원한 이들 두 교장의 소신은 이 때문에 더욱 빛나 보인다.
김·두 교장은 전주사범과 군산사범 60년 같은해 졸업생으로 60년과 61년부터 교단에 선 뒤 40여년의 절반을 평교사로,나머지 절반을 관리 및 전문직으로 근무해 왔다.
84년 교감으로 승진하면서 분필을 놓은 김교장은 “아이들을 어떻게 잘 가르치느냐가 중요하지 자리나 나이가 중요한건 아니다”며 “교장 시절 교사들에게 주문했던 바를 이제 직접 교단에 서서 실천해 보겠다”고의욕을 보였다.
과학교육에 관심이 많은 김교장은 “평교사 시절부터 계속해 온 발명반 교육을 강화하고 지나치게 자기 중심적인 요즘 아이들에게 친할아버지 같은 입장에서 인성교육을 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스카우트 활동 전문가인 두교장은 “평교사의 맏형으로 교장과 평교사간 경직된 분위기를 원만하게 풀어내는 가교역할에도 충실하겠다”고 다짐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두 교장선생님의 용기있는 결단이 학교 현장에서 긍정적인 결실을 맺을 때 더욱 많은 원로교사들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김광오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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