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울주군이 추진한 범서읍 청사 이전사업이 주민들간의 집단 이기주의와 일부 편입지주들의 높은 보상가 요구로 3년째 난항을 거듭하다 결국 이전하지 못할 처지에 놓였다.
울주군이 범서읍 청사 이전계획을 수립한 것은 2000년 6월.
현재의 천상리 청사는 소방지서 및 보건소 농협 등과 함께 사용하고 있지만 주차공간이 35대에 불과해 2001년 3월 범서면(面)에서 ‘읍’으로의 승격을 앞두고 청사를 이전키로 한 것. 새 청사는 25억원을 들여 지상 2층(연면적 450평) 규모로 짓기로 했다.
울주군은 주민대표 등 27명으로 ‘범서읍 청사 이전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부지물색에 나서 2001년 4월 첫 후보지로 입암리 399의 6번지 일원 ‘선바위’ 맞은편 1700여평을 선정했다.
하지만 울산∼언양간 고속도로 건너편의 천상지구 주민들이 “현 청사보다 거리가 더 멀어진다”며 반대하고 일부 편입지주도 보상가에 불만을 품고 청사 건립에 동의하지 않아 무산됐다.
이어 추진위는 2001년 11월 천상지구 주민들의 불만을 무마할 수 있는 현 청사 바로앞의 입암리 550번지 일원 송현지구 1500평을 2차 이전 후보지로 꼽고 군의회 승인까지 받았다. 하지만 역시 일부 지주가 보상가에 합의하지 않는데다 이번에는 주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천상과 구영지구 주민들이 “거리가 너무 멀다”고 반대해 무산됐다.
추진위는 지난해 6월 3차 후보지로 구영리 901번지 2000여평 일원을 울주군에 추천했으나 편입될 국유지 매입이 어렵고 진입로로 사용해야 할 점촌교의 폭이 좁아 역시 무산됐다. 울주군과 추진위는 그동안 11차례나 회의를 열고 청사 이전부지 선정을 위한 용역비로 2000만원을 지출했다.
울주군은 읍 청사 이전계획이 난항을 거듭하자 올들어 현 청사 인근 부지 400평을 매입, 주차장을 확장한 뒤 현 청사를 그대로 사용키로 하고 주민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3년동안 추진한 읍 청사 이전사업이 결국 원점으로 돌아온 것.
김진환(金珍煥) 읍장은 “주민들의 여가와 휴식공간 확충을 위해 추진했던 읍 청사 이전사업이 서로 자기 마을 근처로 청사를 유치하려는데다 편입지주들도 높은 보상가를 요구해 무산될 처지에 놓였다”며 아쉬워했다.
울산=정재락기자 jr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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