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병’ 조혈모세포수술 첫 성공

  • 입력 2003년 1월 24일 18시 57분


살이 썩는 ‘버거병’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자가조혈모세포를 이식하는 수술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성공했다.

연세대 의대 신촌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최동훈(崔東勳·41) 교수팀은 지난해 11월25일 버거병으로 진단받고 입원한 김모씨(31·경북 영천시)에게 자가조혈모세포를 이식하는 수술이 성공을 거뒀다고 24일 밝혔다.

국내에 약 2만5000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버거병은 흡연 때문에 말초동맥이 막혀 손이나 발에 심한 통증이 생기며 피부가 헐면서 썩어 들어가는 병으로 심하면 썩은 부위를 절단해야 한다. 20, 30대 젊은 사람에게 특히 잘 생기는 것으로 지금까지 별다른 치료법이 없었다.

최 교수는 “김씨의 몸에서 500cc의 골수를 뽑은 뒤 혈액분리기를 통해 혈관을 만드는 혈관모세포를 분리했으며 이를 김씨의 왼쪽 다리에 주사기를 이용해 주입했다”며 “검사 결과 혈관이 새로 생겼고 썩던 부위도 다시 좋아져 14일 퇴원시켰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말기 심부전이나 심근경색증 등의 심혈관질환 환자들도 자가조혈모세포 이식을 이용해 치료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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