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은 24일 도난 차량을 불법으로 해외로 빼돌린 혐의(관세법·자동차관리법 위반 등)로 중견 무역회사 E사 송모 대표(50) 등 무역회사 관계자와 차량구입 운반책 등 19명을 구속하고 정모씨(32·무역회사 과장)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송씨 등 무역회사 관계자들은 차량 절도범 박모씨(54) 등이 2000년 11월부터 작년 6월까지 모두 120여 차례에 걸쳐 서울 성북구 석관동 주택가 등 전국을 돌며 훔친 스타렉스 승합차, 그랜저 승용차, 코란도 등 차량 352대(시가 53억 상당)를 수출서류를 위조해 필리핀 등지로 불법 밀반출한 혐의다.
이들은 차량 부품의 경우 말소증과 검사절차가 필요없는 점을 이용, 차량 부품으로 신고해 선적하는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수출 신고에 필요한 서류 위조를 위해 폐차 직전의 차를 헐값으로 사들인 뒤 이 차의 페차증명서를 이용해 차량 수출에 이용하기도 했다.
경찰은 “현재 수출신고 과정은 관세사를 통해 수출품목에 대한 수출신고를 하고 있지만 서류만 검토하는 형식적 심사에 그치고 있다”며 “자동차 등 검사 대상 수출품목에 대한 세관원의 현장검사가 없는 허점을 이들이 노렸다”고 밝혔다.
또 수출물품 선적시 세관에서 해야 할 품목검사를 해운회사 직원에게 위탁해 실질적인 검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필리핀 베트남 등 한국 중고차 수출이 많은 동남아 국가의 한국 중고차 신규 등록 자료를 확보하고 추가로 발견된 밀반출 중고 차량의 필리핀 수입 차량 서류를 압수하는 등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진구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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