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경찰서는 24일 소속 회사의 사장 집에 침입해 금품을 요구한 운전사 변모씨(44) 등 7명에 대해 인질강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변씨 등은 이날 오전 2시10분경 강남구 논현동 김모씨(49·H부동산컨설팅업체 사장) 집에 침입, 현금 340만원을 빼앗고 잠자던 사장 김씨를 협박해 20억원을 요구한 혐의다.
범행에 가담한 사람들은 변씨를 포함해 김씨가 소유한 강남구 삼성동 C, H빌딩에서 3∼7년간 일해온 주차관리인(42), 전 주차관리인(42), 운전사(46), 식당 종업원(24) 등 모두가 사장 김씨의 부하직원들이었다.
경찰조사 결과 특히 김 사장 집의 파출부(54·여·중국동포)와 집관리인(44)까지 미리 변씨와 짜고 대문을 열어준 것으로 드러났다. 변씨 등은 집에 들이닥친 뒤 공범인 파출부와 집관리인을 흉기로 위협하고 철사로 묶는 등 공범관계를 속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들이 평소 ‘돈 관계가 쩨쩨하다’며 사장 김씨에게 앙심을 품고 있던 중 변씨가 범행을 제안하자 모두 동의했다”고 밝혔다.
변씨는 “6년간 사장을 보필했지만 잘한 일에는 보상을 안해 주고 잘못한 일만 따져 감봉을 해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며 “120만원 월급 중에서 운전 부주의란 명목으로 80만원이나 월급이 깎인 적도 있다”고 주장했다.
사장 김씨는 서울 강남의 모 사립고등학교 재단이사장의 아들로 직원들에게 인센티브와 감봉을 골자로 하는 이른바 ‘선진국형 급여제’를 도입해 일부 직원들에게 반감을 사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변씨 등은 김 사장을 인질로 잡고 회사직원에게 20억원을 인출토록 연락했다가 이 직원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