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카드 위조' 5명이 공모…공범 2명 출국직전 검거

  • 입력 2003년 1월 25일 02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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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현금카드 위조 인출 사건은 한국인 용의자 6명과 중국동포 4명 등 10명이상이 치밀한 계획 아래 저지른 조직적인 범죄로 드러났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경기 광명경찰서는 24일 범행에 가담한 한국인 용의자들 중 송모씨(42·경기 시흥시 정왕동)와 이모씨(37·경기 안산시 원곡동) 등 2명을 인천국제공항에서 붙잡아 압송, 밤샘조사를 벌였다.

경찰은 또 이날 오전 공개수배되자 자수의사를 밝힌 박현상씨(30·경기 시흥시 정왕동)를 25일 오전 1시40분경 충남 논산역 앞에서 붙잡아 서울 방배경찰서로 호송해 간단한 조사를 마친 뒤 광명경찰서로 이송했다.

경찰은 송씨와 이씨를 상대로 공범 및 위조카드 제조수법, 비밀번호 등 카드 정보 입수 경위 등을 집중 추궁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검거된 박씨 외에 정모씨(33) 김모씨(43) 한모씨가 더 관련돼 있다”며 “우리들은 개인 신용정보를 받아 위조카드를 제작했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또 “지금까지 농협측이 밝히지 않은 광명 농협에서도 1억1000만원을 인출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들이 금융기관 내부자에게 정보를 받아 카드제조기를 통해 위조카드 300여장을 제작한 사실을 밝혀내고 전 현직 은행원 등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송씨가 경기 시흥시 개천가에 숨긴 카드제조기와 위조카드 조각, 복사 프로그램이 담긴 디스켓 조각을 찾아냈다.

경찰은 “송씨와 이씨가 제조책이고, 박씨와 중국동포 4명은 행동책”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박씨의 선배라고 밝힌 남자에게서 박씨가 전북 익산시에 있다는 제보를 받고 익산시로 수사관을 파견했으며 박씨는 경찰에 자수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송씨와 이씨는 해외도피를 꾀하며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대한항공 20시05분발 KE653편 태국 방콕행 비행기표를 사다가 오후 7시15분 출입국관리소 직원에게 붙잡혀 공항경찰대에 넘겨졌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의 선배라고 밝힌 남성이 이날 오전 서울 방배경찰서에 전화를 걸어 ‘이 사건을 잘 아는데 박씨는 송씨와 이씨의 하수인이며 이들이 해외도피를 기도중이다. 송씨와 이씨가 검거되면 박씨도 자수시키겠다’는 제보를 해와 수사관들이 공항에서 잠복, 이들을 검거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한국인 범인들의 지시를 받아 현금을 직접 인출한 중국동포 4명 중 아직 잡히지 않은 이모씨(25)는 23일 오후 9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중국으로 출국했으며 김모씨(26)는 신원을 파악중이라고 밝혔다.

또 경기 안산경찰서에서 수사 중이던 우리은행 현금카드 위조 및 인출사건 역시 이들의 범행으로 확인됐다.민동용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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