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고로 산업단지 조성공사를 하고 있던 굴착기 운전사 신모씨(46)가 전신에 2도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신씨 외에 정모(28) 박모씨(45·여)가 가벼운 부상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목격자 김종범씨(41·굴착기 운전사)는 “오후에 굴착기 작업을 지켜보던 중 갑자기 화염에 휩싸인 비행기가 공중에서 한 번 폭발하더니 거의 수직으로 야산 공사장에 떨어졌으며 불붙은 파편이 근처 카센터와 주유소로 흩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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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가 추락한 발안산업단지 지역은 주변 2∼3㎞내에 주유소와 자동차공업사, 민가 1채 외에는 다른 건물이 없고 일요일이라 직원들이 대부분 근무를 하지 않아 대형 사고를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추락지점에서 10여m 떨어진 인근 명성자동차공업사와 주택 한 채가 비행기 파편에 맞아 반파됐으며 추락지점에서 30여m 떨어진 주유소까지 불길이 번졌다.
정찰기에 타고 있던 미군 조종사 1명은 추락 직전 낙하산을 이용해 탈출한 뒤 미군이 보낸 헬리콥터를 타고 오산기지로 복귀했다.
공군 관계자는 “주한미군에 따르면 사고기는 이날 오후 임무를 수행하다 엔진 고장을 일으켜 오산기지로 귀환하는 과정에서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한미 군 당국이 구체적인 사고 원인을 공동 조사 중이다”고 말했다.
사고현장은 미군과 우리 군 및 경찰관 200여명에 의해 접근이 차단된 상태이며 미군측은 파편이 떨어진 장소마다 경계병력을 세우고 취재진의 사진촬영을 통제했다.
한편 오산기지 월튼 소령은 이날 오후 현장에서 사고 브리핑을 갖고 “이 사고로 민간인 3명이 부상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며 “부상한 민간인에게 죄송하게 생각하며 조속한 피해보상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한미군이 대북 감시임무를 위해 운용 중인 고고도 정찰기인 U-2기는 1984년 오산기지 근처 상공에서 추락한 데 이어 92년 1월에도 휴전선 동해상에서 임무 수행 중 추락한 전례가 있다.
이 U-2기는 1955년 미국 록히드마틴사가 극비리에 개발한 전략정찰기로 주야간, 악천후 구분 없이 지속적인 정찰을 할 수 있으며 높은 고도나 장거리 전략 정찰 임무, 신호 영상 전자정보 수집 및 전파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화성=이진구기자 sys1201@donga.com
화성=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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