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2개洞 - 2개區에 걸쳐있는 건물 소유주 원하는 대로

  • 입력 2003년 1월 29일 18시 58분


서울 세종로사거리의 광화문빌딩(동화면세점)은 중구와 종로구에 걸쳐 있다. 서울 중구의 농협중앙회는 의주로1가동과 충정로1가동에, 롯데호텔은 을지로1가동 남대문로2가동 소공동에, 한국은행은 북창동 소공동 남대문로2가동 남대문로3가동에 걸쳐 있다.

여러 구(區)나 동(洞)에 걸쳐 있는 이 같은 건물들은 동이 많고 복잡한 종로구와 중구 등 도심에 몰려 있다. 종로구와 중구에만 20여곳.

이들 건물의 주소는 어떻게 정할까.

건물주 또는 토지 소유자의 희망에 따라 1개 동을 정해 주소로 사용한다. 주로 건물의 토지가 많이 속해 있거나 사람들에게 익숙한 동을 고르는 경우가 많다.

광화문빌딩은 종로구 세종로, 농협중앙회는 충정로1가, 롯데호텔은 소공동, 한국은행은 남대문로3가를 주소로 쓰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형식상의 통일된 주소일 뿐이다. 우편물을 받는 데는 편리하지만 법적인 행위는 모두 2, 3개 주소에 따라야 한다. 2개 구에 걸쳐 있으면 2개 구에 재산세 토지세 등 세금을 따로 내야 하고 건물을 증개축할 때도 2개 구에서 허가를 받아야 한다. 여러 동에 걸쳐 있으면 토지대장을 발급할 때 여러 통을 떼야 하는 등 불편이 많다.

이에 따라 중구는 이 같은 건물 가운데 11곳의 토지 소재지를 하나로 통일하는 행정구역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중구는 해당 건물과 토지의 소유자, 지역 주민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할 계획이다. 그러나 을지로2가와 남대문로2가에 걸쳐 있는 한 은행의 경우 대외 이미지를 고려해 명동으로 행정구역을 바꿔달라고 요청하는 바람에 변경 대상에서 제외됐다.

같은 구의 2개 동에 걸쳐 있는 건물과 달리 광화문빌딩처럼 2개 구에 걸쳐 있는 건물은 행정구역 변경이 쉽지 않다. 자치구간에 세금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현재 광화문빌딩은 토지가 속해 있는 정도에 따라 종로구와 중구에 약 7 대 3의 비율로 세금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로구의 한 관계자는 “행정구역을 통일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다른 구와 이해가 달라 협상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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