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몸 홍보행사…＂음란 공연＂ ＂예술표현＂

26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한 화랑에서 열린 S우유의 신제품 ‘몸에 바르는’ 요구르트 홍보 공연 도중 몸에 요구르트를 뿌린 전라의 누드 모델이 관객들에게 요구르트를 던지고 있다. -변영욱기자

알몸의 여성들로 ‘누드 퍼포먼스’를 벌이며 신제품 홍보 공연을 벌인 홍보대행사 관계자와 행사 기획자를 검찰이 소환 조사해 논란이 일고 있다. 문화예술계는 즉각 예술표현의 자유를 또다시 침해받았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으나 행사 자체가 외설에 가까웠다는 시각도 있다.

서울지검 형사7부(박태석·朴泰錫 부장검사)는 26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한 화랑에서 S우유의 신제품 요구르트를 홍보하면서 ‘누드 퍼포먼스’를 한 홍보대행사 S사 대표 김모씨(47)와 공연을 기획한 화가 이목일(李木日·52)씨를 27일부터 사흘째 불러 음란공연 여부와 기획 의도 등을 조사했다. 또 29일에는 S우유측 관계자도 불러 누드 공연임을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 등을 추궁했다.

검찰은 27일자 각 신문에 보도된 공연 사진을 본 뒤 음란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공연 실황을 녹화한 비디오테이프와 스틸사진, 공연 시놉시스(줄거리) 등 관련 자료를 모두 제출하도록 주최측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누드 퍼포먼스가 성적 수치심을 자극하는 ‘음란성’ 등이 있었는지를 검토한 뒤 다음주 중 기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S사가 26일 벌인 공연 중 문제가 된 것은 신제품인 몸에 바르는 요구르트의 기능을 홍보하기 위해 분무기에 담은 요구르트를 전라(全裸)의 모델들이 서로의 몸에 뿌린 장면.

S사측에 따르면 공연은 화가 이씨가 기획했고 행위예술가 무세중(巫世衆) 무나미 부부와 ‘누드모델협회’ 소속 모델 5명이 출연했고 총공연시간은 1시간이었다. 검찰이 문제삼은 부분은 이 중 3분 정도다.

27일 만화 ‘천국의 신화’의 음란성 여부를 놓고 5년여의 재판 끝에 무죄 선고를 받은 만화가 이현세(李賢世)씨는 “아직도 검찰이 국민을 계도하고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 어처구니없다”며 “작가의 창의력을 저해하고 자기검열을 하게 하는 이런 행태는 중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화평론가 하재봉(河在鳳)씨는 “비록 상업적인 측면이 있다고는 하지만 행위 그 자체는 순수한 퍼포먼스로 봐야 한다”며 “우리 사회의 보편적인 성의식을 법의 잣대가 못 따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현장에 있던 관람객 중 한 사람은 “알몸을 내보이면서까지 상품선전을 해야 하는 것도 문제지만 이를 예술의 표현으로 포장하는 것도 바람직하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민동용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