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향토사학자 추경화씨"금연운동 시작은 항일운동"

  • 입력 2003년 2월 2일 18시 37분


최근 붐이 일고 있는 금연운동은 80여년 전 경남 진주시에서 항일운동의 하나로 시작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지역 향토사학자 추경화(秋慶和·51·충효예실천운동본부 진주지회장)씨는 2일 “1921년 동아일보 진주지국장 김의진 선생이 진주청년회관에서 청중 1000여명을 상대로 금연에 대한 강연을 했고 1923년 1월 신년 강연회때 본격적인 금연계몽을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추씨는 또 “1923년 1월 29일 부인의 친구인 김한경 등 26명을 발기인으로 하여 진주여성단연(斷煙·금연)동맹회 창립총회가 개최됐고 발기인들은 당일부터 매일 10∼50전씩 저축해 금연사업에 사용했다”며 “같은 해 2월 9일자 동아일보에 ‘전국 최초의 여성금연단체가 진주에서 조직됐다’는 내용이 보도됐다”고 밝혔다.

진주지역에서 금연운동이 시작된 것은 금연을 하던 주민들이 당시 일본인 전매직원들에게 집단폭행을 당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작돼 경남 전역으로 확산됐다는 것이 추씨의 설명.

금연운동이 확산되자 일제는 20년대 후반 담배권장 운동을 본격적으로 펼쳤고 시군마다 연초조합을 설립토록 하는 등 담배 경작을 장려하기도 했다.

추씨는 “당시 신문 보도와 향토사료 등을 분석한 결과 일제강점기의 금연운동이 항일운동의 하나로 진주에서 시작됐다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밝혔다.

진주=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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