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소송제는 시민단체나 소액 주주들을 중심으로 여러 차례 거론돼 왔으나 기업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닥쳐 번번이 무산돼 왔다. 근래 미국의 거대 기업들이 분식회계 등으로 파산하자 한국에서도 기업 투명성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현 정부도 이런 추세에 따라 여러 대책을 실시하거나 제도 보완을 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재벌들의 고질적인 지배구조에 따른 폐단과 기업주나 대주주의 비리, 횡포를 근절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따라서 대통령직인수위가 추진 중인 증권분야 집단소송제는 반드시 도입돼야 한다. 그동안 이런저런 사유로 수많은 피해를 본 소액주주들은 물론 국내 기업에 투자한 수많은 외국인투자자들에게 기업의 투명성이나 신뢰도를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집단소송제를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될 것이다.
정승익 충북 청원군 강내면
▼기업 투명성 확보…국가신인도 높아질것▼
증권거래소가 생긴 이래 오늘날까지 수십년간 상장기업들의 횡포나 부조리는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필자 역시 소액주주로서 주식투자를 30년째 하고 있지만 그나마 최근에야 시민단체나 극소수의 개인들이 공룡기업을 상대로 힘든 소송을 제기해 권익 찾기에 나서는 실정이다. 하지만 상황은 별로 바뀌지 않고 있다. 상장기업들이 엄청난 이익을 남기면 대주주와 임직원은 상상을 초월하는 돈을 챙기지만 소액주주는 쥐꼬리만한 배당금을 받을 뿐이다. 소액주주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국가신용도를 높여 외자유치를 하려면 증권분야 집단소송제는 조속히 도입되어야 한다. 이 제도는 증권시장이나 기업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그 어떤 정책보다도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정인식 부산 금정구 구서2동
▼부작용 고려없이 시행땐 혼란만 부를듯▼
노무현 대통령당선자의 말대로 집단소송제가 좋은 제도라면 왜 많은 다른 국가가 이 제도를 도입하지 않는지 생각해볼 일이다. 굳이 집단소송제를 도입하지 않고도 개별적인 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피해자가 다수일 경우 선정 당사자제도나 공동소송제도를 이용해 피해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집단소송제는 피해자가 집단소송을 한다 해도 손해본 만큼의 배상을 받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또 그 배상액 중 30% 이상이 변호사 비용으로 지출돼 기업은 물론 소액주주 모두에게 부담이 가중된다는 것이다. 로또복권을 시행하면서도 그 파장과 부작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뒤늦게 개선안을 내놓느라 허둥거리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인수위가 이를 강행할 경우 극심한 혼란과 또 다른 한탕주의 열풍을 불러오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이상래 aza-aza-aza@hanmail.net
▼'소송남발' 부작용에 기업활동 위축 우려▼
대통령직인수위가 소액주주의 권익 보호와 재벌 개혁을 위해 집단소송제를 도입할 것이라 한다. 우리 정서상 기업이 일단 소송을 당하면 판결이 나기도 전에 피소 사실 하나만으로도 부도덕한 기업으로 치부되고 주가가 폭락하는 등 치명적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뿐만 아니라 기업은 집단소송제로 인한 엄청난 소송비용을 감수해야 하는 등 정상적 기업 활동을 못하게 된다. 미국의 경우에도 집단소송제 관련 전문 변호사가 거액의 수임료를 챙기기 위해 소송을 부추기면서 소송 남발이라는 부작용까지 빚고 있다. 이러한 사례만 보더라도 집단소송제가 국가 경제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필자는 집단소송제가 이상적 방향일지 모르나 이 제도가 국가 경제에 막대한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벼룩 잡자고 초가삼간 태운다’는 말처럼 소액주주를 보호하려다 기업이 망하면 결국 소액주주에게도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다.
윤성호 서울 서초구 반포동
■‘증권 분야 집단소송제’에 대한 독자 여러분의 의견에 감사 드립니다. 집계 결과 ‘찬성 55.6%, 반대 44.4%’로 나타났습니다.
다음 주 ‘독자토론마당’의 주제는 ‘현대상선 대북 비밀송금에 대한 검찰의 수사 유보 방침’입니다. 최근 노무현 대통령당선자가 현대상선의 2235억원 대북 비밀송금과 관련해 ‘국회 차원의 해결’을 언급한 후 검찰은 남북관계 발전 등을 위해 우선 국회에서 논의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수사 유보를 선언했습니다. 그러나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검찰의 수사 유보는 수사기관 본연의 역할을 포기한 정치적 타협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독자 여러분의 의견을 보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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