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은 물론 마땅한 생계 수단도 없이 수십년을 혼자 살아온 노인들이 한 집에 모여 살게 된 것은 지난해 9월부터.
부천종합사회복지관이 시로부터 전세금을 지원받아 3개의 방과 거실, 주방, 욕실이 있는 단독주택을 마련했다. 단체행동에서 생기는 불편 때문에 양로원 등 복지시설에 수용되는 것을 꺼리는 할머니들을 보살피기 위한 것이다.
복지관은 전세 계약을 한 뒤 할머니들이 생활하는데 불편하지 않도록 TV와 냉장고, 가스레인지 등 가재도구를 장만했다.
실버하우스에는 동사무소가 추천한 국민기초생활수급자인 고복임(88), 홍종해(82), 김영애(70) 할머니가 입주했으며 집에는 항상 웃음꽃이 피어난다.
할머니들은 언제든지 대화할 수 있는 말벗이 늘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즐거워한다. 또 이 곳에는 외부 사람의 간섭이나 통제가 없어 동네 경로당 등에서 알게 된 친구들이 종종 찾아온다.
고 할머니는 “처지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오순도순 살고 있어 즐겁다”며 “내 집 같이 편안해 좋다”고 말했다.
할머니들은 집에서 불과 100여m 떨어진 복지관에서 운영하는 자활센터 공동작업장에서 부업을 하거나 종이상자 수거작업 등을 통해 돈을 마련한다. 복지관이 매달 후원단체의 도움을 받아 쌀과 밑반찬 등을 제공하지만 난방료 등 생활비를 스스로 벌어야 하기 때문이다.
서승학(徐昇鶴) 사회복지사는 “양로원에 수용된 일부 혼자 사는 노인은 우울증을 심하게 앓기도 한다”며 “주부 자원봉사자인 ‘정서 도우미’를 1주일에 한 번씩 보내 건강상태를 살피고 집안 청소 등을 한다”고 말했다.
부천지역에서는 현재 부천 한라 소사구 등 3개 복지회관이 4개의 실버하우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할머니 10명이 이 곳에서 생활하고 있다. 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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