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特赦받게 해주겠다” 휴먼노이텍 이성용회장에 2억 가로채

  • 입력 2003년 2월 5일 18시 49분


서울지검 특수3부(서우정·徐宇正 부장검사)는 5일 거액의 회사 돈 횡령 혐의로 구속됐다가 형 집행정지로 풀려나 있던 휴먼이노텍 회장 이성용씨에게 접근해 “청와대와 법무부 국회 등에 로비를 벌여 특별 사면을 받게 해주겠다”며 2억원을 받은 혐의로 김재동씨(45)를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2001년 7월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형 집행정지로 풀려난 이씨를 만나 정관계 인사들과의 친분을 과시한 뒤 “로비를 벌여 8·15 특별사면을 받게 해주겠다”며 5억원을 요구, 한 달여뒤 2억원을 받은 혐의다.

검찰은 미국 영주권자인 김씨가 검찰 수사를 피해 지난해 9월 이후 잠적했고 검찰에 검거된 이후에도 “해외 사업 추진 명목으로 돈을 받았다”며 혐의 사실을 부인함에 따라 3일 김씨의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 관련 자료를 압수해 분석 중이다. 검찰은 김씨의 구속 여부가 결정되면 계좌추적 등을 통해 김씨가 실제 이씨의 사면을 위해 로비를 벌였는지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앞서 검찰은 이씨에게서 같은 명목으로 2억7000만원을 받은 휴먼이노텍 전 사장 심재명씨를 지난해 9월 사기 등 혐의로 구속했으며, 김씨와 심씨의 공모 여부도 수사 중이다. 이씨는 1998년 자신이 운영하던 회사인 피엔텍의 은행대출금과 회사공금 등 1032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기소됐으나 2000년 4월 심장병 악화를 이유로 형 집행정지 석방됐으며 지난해 6월 형 집행정지 취소로 재수감됐다. 이씨는 그러나 석방된 기간에 유니시엔티 주가조작과 50억원대 가장납입, 80억원대의 하이퍼정보통신 자금 횡령 등의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나 지난해 말 추가기소됐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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