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26년前 송아지 장학금

  • 입력 2003년 2월 5일 21시 35분


26년전 송아지 6마리로 마련한 강릉지역 한 농촌 마을의 장학기금이 2000만원으로 불어나 인재양성의 ‘종자돈’이 되고 있다.

강원 강릉시 강남동 51통 속칭 상운산 마을에 조직돼있는 운산향토장학회(이사장 박용성)는 지난 4일 오전 마을회관에서 제11회 장학금 수여식을 갖고, 마을출신 대학생 2명에게 1인당 50만원씩 총 1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87세대 240여명에 불과한 상운산 마을의 주민들이 향토장학회를 보유하게 된 계기는 26년전인 지난 77년. 당시 강원도에서 실시한 ‘향토 가꾸기 사업’에 참여, 상금으로 400만원을 받은 이 마을 사람들은 종잣돈으로 송아지 6마리를 구입해 애지중지 키우는 방식으로 기금을 불려 현재 2000만원을 확보해 놓고 있다.

이 마을 주민들은 매년 은행 이자 수익금의 80%는 장학금으로 지급하고 20%는 다시 적립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주민들은 “87세대에 불과한 마을이 2000만원의 장학기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뿌듯하다”며 “한때 소값 폭락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송아지 6마리 종잣돈이 기틀이 돼 언젠가는 우리마을에서 국가를 경영하는 인재가 나오게 하는 것이 꿈”이라고 입을 모았다.

강릉=경인수기자 sunghy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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