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택배원 가장 아파트 강도 기승

  • 입력 2003년 2월 6일 21시 05분


택배원이나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을 가장해 아파트에 혼자 있는 부녀자를 대상으로 강도 행각을 벌이는 사건이 최근 대전에서 잇따르고 있다. 주민들이 택배원 등의 방문에 별달리 의심하지 않다는 점을 노린 범죄다.

5일 오전 10시 대전시 서구 월평동 M아파트 유모씨(31·여) 집에 택배를 가장한 20대 괴한이 침입, 흉기로 위협한 뒤 현금 28만원과 신용카드 9장을 빼앗아 달아났다. 범인들은 이날 빼앗은 신용카드로 대전의 한 현금자동지급기에서 400만원을 인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유씨는 “택배 배달을 왔다는 소리에 현관문을 열어 줬더니 20대로 보이는 남자 1명이 흉기를 들이대며 집 안으로 들이 닥쳤다”며 “명절 전후로 택배가 많아 의심없이 문을 열어 준 것이 화근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4일 오후 1시 반경 대전시 유성구 지족동 Y아파트 윤모씨(28·여) 집에 청소원을 가장한 괴한 2명이 흉기를 들고 침입, 윤씨에게서 신용카드 2장를 빼앗은 뒤 인근 현금자동지급기에서 120만원을 인출해 달아났다.

경찰조사 결과 범인들은 아파트 안으로 들어온 뒤 잠시 집안을 소독하는 척하다 윤씨가 혼자있는 것을 확인한 뒤 갑자기 강도로 돌변한 것으로 밝혀졌다.

윤씨는 “범인들이 마스크와 소독 장비를 착용한 채 찾아와 ‘관리사무소에서 나왔다. 바퀴벌레가 많아 소독하러 왔다’고 말해 의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관리사무소에서 나왔다고 할 경우 실례라는 생각이 들더라도 일단 잠시 기다려 줄 것으로 요청한 뒤 낮에는 관리사무소, 밤에는 경비실에 연락해 확인부터하는 세심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전=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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