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국방부에 따르면 범인은 자신을 '국방부 사이버수사대 2팀 소속 이모 중위'라고 사칭해 강남 일대의 주택가를 돌며 사기 행각을 벌이고 있다는 것. 범인은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G아파트 조모씨 집을 찾아가 "최근 국방부가 사이버 해킹을 당해 추적중이다. 가택 수색을 해야 한다"며 문을 열어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당시 집에 혼자 있던 조씨 부인이 문을 열어주지 않자 "공무집행방해로 컴퓨터를 압수하겠다"고 협박하다 결국 조씨의 휴대전화 번호를 파악한 뒤 사라졌다는 것.
'가짜 장교'는 이에 앞서 5일에도 강남구 청담동 김모씨 집을 찾아가 "국방부를 해킹한 인터넷 주소가 이곳으로 판명났다"고 통고, 김씨의 주민등록번호 등 신상 정보를 알아낸 뒤 돌아간 것으로 밝혀졌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가짜 장교'는 오른쪽 어깨에 '국방'이라는 마크가 박힌 군복 차림에 가짜 연락처까지 밝히는 등 대담성을 보였다는 것.
국방부는 최근 잇딴 사고로 실추된 군 위상이 이번 사고로 더 악화될 것을 우려, 특조단 등 군 수사기관을 총동원해 범인 체포에 나섰다. 국방부 관계자는 "목격자들의 진술로 볼 때 현역 군인이 아닌 것이 확실하다"며 "현재까진 단순한 사기에 그쳤지만 범인이 수집한 신상 정보로 또 다른 범행을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조속히 검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보안을 이유로 이같은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은 채 비공개로 수사를 진행해 또 다른 범행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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