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이면 우리 아이 中高生 돼요]어떻게 준비할까

  • 입력 2003년 2월 10일 18시 25분


3월 중학교 진학을 앞둔 서울 미동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 10일 교사와 함께 6년간의 초등학교 생활을 정리하는 수업을 받고 있다.-전영한기자
3월 중학교 진학을 앞둔 서울 미동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 10일 교사와 함께 6년간의 초등학교 생활을 정리하는 수업을 받고 있다.-전영한기자
중학교에 입학하는 아들을 둔 조모씨(41·여)는 요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아들이 컴퓨터 게임에는 하루 종일 몰두하면서도 책만 들면 10분도 견디지 못하고 좀이 쑤셔 온몸을 뒤트는 등 학습에 대한 집중력이 낮기 때문.

조씨는 “초등학교 때 공부와 독서에 흥미를 붙이지 못한 아이가 중학교에 가서 학습을 따라가지 못할까봐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3월에 상급 학교에 진학하는 학생들은 학업과 생활에 커다란 변화를 겪게 된다.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이 늘어나 학습량이 많아지고 수준도 높아지기 때문에 자신의 진로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

특히 나태한 생활습관을 가졌던 학생들은 입학 때까지 심기일전해 마음을 다잡을 필요가 있다. 초등학교 때는 별로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공부가 크게 뒤지지 않았을지 모르지만 이제부터는 ‘머리’만으로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불안한 학부모 가운데에는 자녀를 사설 학원의 ‘예비 중학생반’이나 ‘예비 고교생반’에 보내 상급 학교의 학습 내용을 미리 공부시키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나친 선행학습은 상급 학교에 진학한 뒤 오히려 학습의욕이 떨어지고 학교 생활에 적응을 하지 못하는 등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예비 중학생, 다양한 분야 읽기-쓰기훈련 필요▼

▽예비 중학생=초등학교 6년 동안은 공부에 그다지 매이지 않는 생활을 해 왔기 때문에 공부에 집중해야만 하는 생활이 힘들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나태한 습관이 굳어지면 앞으로 학습의 필요성을 느껴 생활 습관을 바꿔보려고 해도 좀처럼 고치기 힘들게 된다.

초등학교 시절처럼 공부하는 시간보다 여전히 놀이 시간이 많다면 심각하다. 친구들과 어울리거나 컴퓨터 게임을 하더라도 공부 계획을 세운 시간만큼은 철저히 지킬 필요가 있다.

중학교에 가서는 읽기, 노트 정리, 기억하기로 이어지는 기본 학습에 충실해야 한다. 특히 기초실력을 다지기 위해서 국어 영어 수학 과학 등 주요 과목을 전반적으로 성실하게 공부하고, 신문이나 책을 통해 여러 분야에 관한 지식을 쌓거나 다양한 글을 읽고 쓰는 훈련을 병행해야 한다.

초등학교처럼 학교 수업에만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스스로 학습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자습시간도 적절하게 안배하는 것이 좋다.

예비 중학생의 경우 자신의 취미나 꿈을 학습과 별개의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학생의 관심사를 직업과 연결시켜 그 직업을 갖기 위해 어떤 학습 과정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심어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 시절은 사춘기에 접어드는 시기로 이성에 대한 관심을 보이거나 방문을 걸어 잠그고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드는 등 초등학교 때와는 다른 행동을 보이게 된다. 학부모들은 아이와 대화를 많이 나누고 칭찬과 격려를 자주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요즘은 서너명의 학생이 함께 어울려 학습하고 과제를 제출하는 형태의 수업을 도입하는 학교도 많아 교우관계가 학업성취에도 영향을 미친다. 자녀의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해 함께 놀고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도 좋다.

▼예비 고교생, 적성-특기 파악 진로 결정 준비▼

▽예비 고교생=진로 선택을 눈앞에 둔 시점으로 중학교 시절에 비해 관심 영역과 주력해야 할 영역이 세분화되는 시기다.

대부분 1학년 1학기를 마치는 시점에서 대학 지원계열을 정하게 되므로 1학기까지는 주요 과목에서 자신의 실력을 최대한 올리겠다는 마음가짐으로 학습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

2005학년도 대학입시부터는 1학기 수시모집에서 1, 2학년 내신 비중이 높아지므로 1학년 때부터 성적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학습계획과 더불어 특기 적성에 대한 준비도 병행해야 한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라는 새로운 시험형태에도 익숙해져야 한다. 중학교 시절에는 학교 수업진도에 맞춰 교과담당 교사가 강조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시험을 준비하면 되지만 수능에대비한 모의고사는 학교 시험과는 상당히 다르기 때문에 당황하기 십상이다.

지난해 수능문제나 시중에서 판매되는 모의고사 문제를 구해 미리 경험해 보는 것이 좋고, 첫 모의고사 성적에 따라 자신의 취약점이 무엇인지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

수능은 문제를 해결하고 추리하며 분석하고 탐구하는 능력을 측정하기 때문에 단순 암기식의 학습보다는 이해를 기초로 각 내용들간의 연관성을 찾아가는 학습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번 계획을 세웠다 하더라도 의지력의 한계에 부딪치게 되면 계획대로 마치는 것이 힘들어진다.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실천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는 학습목표가 뚜렷해야 하고, 목표는 최종 목표에서 단계적인 세부 목표로 옮겨가는 것이 적절하다.

에듀토피아중앙교육 서송이 학습컨설턴트는 “학년별로 단계적인 목표를 세운 뒤 다시 학기, 모의고사, 중간 또는 기말시험 등으로 목표를 좁혀나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전문가 기고]오승근/“책 읽는 부모모습 보여주세요”▼

대학입시가 끝날 무렵에는 주변에 누가 공부를 잘해서 어느 대학에 진학했다더라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나돈다. 어른들이 청소년들에게 해 주는 새해 덕담에도 ‘공부 잘해라’는 말은 단골 메뉴로 등장한다.

“왜 어른들은 공부밖에 모를까.”

그렇지 않아도 학년이 올라가고, 상급학교 진학으로 잔뜩 긴장과 두려움을 느끼고 있을 청소년들에게 새 학기는 새로운 환경에 대한 흥분과 도전의 시기라기보다 공부 압력이 가중되는 시기인 듯하다.

새로운 출발, 인생에 전환점이 될 소중한 시기에 놓여 있는 자녀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공부를 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는 없을까.

첫째, 자녀 공부에 대한 부모 자신의 태도를 점검해 보라. 부모가 강요하기 때문에 공부가 싫어지고, 일부러 공부를 안 하는 아이도 있다. 억지로 시키다 보면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공부로 인해 부모와 자녀 사이에 지나친 긴장이나 갈등 관계가 조성되지 않아야 한다.

둘째, 자녀의 학습 환경을 점검해 보라. 저절로 공부하고 싶은 생각이 들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공부방의 조명이 적절한지, 의자는 적합한지, 주변 환경은 시끄럽지 않은지 살펴보기 바란다. 평소 부모님이 책 읽는 모습을 자녀에게 보여준다면 자연스럽게 학습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다.

셋째,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자녀에게 분명히 전달하라. 공부가 최종 도착지는 아니다. 단지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할 뿐이다. 무조건 공부만 잘하라고 주문하기보다는 자녀가 바라는 비전을 구체화시켜 주는 것이 좋다. 평소 자녀가 관심을 보이는 분야가 있다면 그 분야 전문가들이 쓴 수필이나 자서전을 읽게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넷째, 자신감과 자기를 존중하는 마음을 심어줘라. “넌 뭐가 부족해서 친구처럼 공부를 못하니” 등의 말로 비교하거나 능력을 무시하는 말로 상처를 줘서는 절대 안 된다. 자녀는 부모가 믿고 바라는 것만큼 자란다. 부모에게 인정받지 못한 자녀가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기는 더욱 어렵다. 믿음과 격려의 말을 통해 자신감을 높여줘야 한다.

부모와 자녀 모두가 명심해야 할 것은 공부가 ‘장거리 경주’라는 사실이다. 경주에 승리하려면 튼튼한 기초 체력과 강인한 정신력이 필요하다. 건강한 부모로부터 건강한 자녀가 나온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자녀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지켜주는 일이 부모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이다.

오승근 삼성생명공익재단 사회정신건강연구소 전임연구원

■교육개발원 '자녀교육 10계명'

한국교육개발원(KEDI)은 성적 향상을 위한 올바른 학습태도와 학습전략 및 환경 등을 정리한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가 21세기를 지배한다’는 책자를 최근 발간했다.

KEDI는 이 책에서 지난해 고교 2년생을 대상으로 중학교부터 5년간의 선행학습 효과를 연구한 결과 “성적 향상의 비결은 자율적인 학습태도와 학습환경에 있었다”며 ‘스스로 공부하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성적과 과외, 학습태도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과외는 학업 성취에 별 영향을 주지 못하면서 의존적 학습태도를 갖게 하는 등 나쁜 영향을 준다고 지적했다.

이 책에는 또 자녀의 공부 습관에 맞는 지도법과 공부 잘 하는 아이로 기르기 위한 부모10계명 등과 다양한 학습지도 요령과 함께 지난해 동아일보 교육팀이 연재한 ‘선행학습’ 시리즈 등 언론보도 내용도 담고 있다.

KEDI는 이 책자를 일선 초중고교에 배포해 학생지도에 활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공부 잘하는 아이 기르기 10계명>

① 자녀에게 관심을 가져라

② 학교교육이 시작돼도 부모 역할이 중요함을 잊지 마라

③ 초기 교육이 중요함을 명심하라

④ 학교 공부에 모든 것을 맡기지 말라

⑤ 공부는 자기절제와 단련이 필요한 것임을 명심하라

⑥ 상식을 존중하라

⑦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에 충실하라

⑧ TV와 컴퓨터 게임은 좋은 교육에 큰 걸림돌임을 주의하라

⑨ 부모가 교육체제를 변화시키는 주인공임을 자각하라

⑩ 목표는 높게, 기대는 많이 하라. 그러면 아이들은 성장한다.

■중국 中醫大 예비학교 신입생 모집

중국 창춘중이(長春中醫)대학은 1년간 한국 내의 어학원에서 중국어 연수와 중의학 관련 과목을 수강한 뒤 중이대학 1학년 2학기에 편입학하는 ‘중이대학 예비학교’ 과정을 개설하고 12일부터 3월5일까지 신입생 200명을 모집한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JCMI어학원에 개설된 예비대학에서는 중국 교수진이 중국어 문법, 회화, 작문 등 6개 어학 과목 수업을 직접 담당하며 중국의학사, 의용생물, 중의고문, 중의기초 등 4개 전공과목도 가르친다. 수업료는 연간 800만원.

창춘중이대학은 1134명의 교수진에 700병상의 중의학 전문 임상 병상을 갖추고 뇌중풍과 침술학 분야에서 권위를 인정받고 있으며 약초 집산지와 인접한 지리적 이점을 살려 실무중심의 중의학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어학원 이계홍 원장은 “국내 과정을 이수하면 중국 본교 입학자격을 얻을 수 있고 입학 뒤에도 한국 학생을 위한 철저한 학사관리와 학생지도를 통해 중의학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자세한 사항은 JCMI어학원(02-3472-7900)에 문의하거나 어학원 홈페이지(www.jcmi.co.kr)를 참조하면 된다.이인철기자 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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