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직이씨(46) 이순복씨(41·여) 부부와 아들 정원군(19)은 올 3월 부산 사상구 주례동 경남정보대에 함께 입학한다.
산업체위탁전형에 합격해 이 대학 사회복지학과 야간에 입학하는 홍씨는 부산 모 정신병원 생활지도계장으로 지난 20여년간 환자를 돌봐왔다. 중졸인 홍씨는 배움에 대한 열정을 포기하지 못해 지난해 검정고시를 통해 대학입학 자격을 얻었다.
그는 “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과 생활하면서 복지분야에 관심이 높아져 사회복지학을 공부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역시 산업체 위탁전형에 합격해 식품과학계열 야간에 입학하는 어머니 이씨도 남편과 같은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다.
이씨는 “큰 아들을 군대에 보내고 작은 아들이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것으로 보면서 새로운 삶에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영양사자격증 등을 취득해 전문인으로 새로운 미래를 설계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들 가족은 넉넉치 못한 살림에 대학생이 3명이나 되면 생활이 어려워질 것을 우려해 가족회의까지 열어 대안을 모색했다. 그러나 아버지 홍씨는 “아무리 생활이 어려워도 배움의 욕구가 충족되면 모두 행복해질 수 있는 만큼 야간대학에 다니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동시 입학을 결정했다.
신소재응용화학계열에 합격한 홍군은 “부모님에게 학점이 뒤지지 않도록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말했다.
경남정보대는 한 가족 3명의 입학이 전례가 없는 만큼 홍씨 가족에 대한 장학금 지원을 크게 늘리기로 했다.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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