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聖地에 핵폐기장이라니” 원불교성직자 영광후보지 반대집회

  • 입력 2003년 2월 13일 19시 04분


13일 오후 원불교 신도 500여명이 핵페기물 처리장 후보지의 하나로 성지인 영광을 선정한 데 반대하는 집회를 갖고 있다. -박영대기자
13일 오후 원불교 신도 500여명이 핵페기물 처리장 후보지의 하나로 성지인 영광을 선정한 데 반대하는 집회를 갖고 있다. -박영대기자
원불교 교무(성직자) 1000여명은 13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사직공원에서 교단 성지(聖地)가 있는 전남 영광군이 최근 핵폐기장 후보지 중 하나로 선정된 것에 반대하는 ‘원불교 교무 비상총회’를 열었다.

원불교는 지난해 12월 영광군에서 군민 등 1만여명이 참가한 대규모 결의대회를 가진 데 이어 4, 5, 6일 각각 서울에서 집회를 여는 등 점차 강도 높은 반대 투쟁을 벌이고 있다.

영광 핵폐기장 후보지 인근에 원불교의 3대 성지 중 하나인 ‘영산성지’가 있다. 영산성지는 창시자인 소태산 대종사가 태어나고 견성하고 처음 제자들과 법회를 연 곳으로 현재 원불교 영산대가 자리잡고 있다.

이날 집회에는 수경 스님, 문정현 신부, 박원순 변호사, 노정선 연세대교수, 최열 환경운동연합 대표 등도 참여했다.

이들은 14일 새벽 5시까지 철야집회를 가진 뒤 해산할 예정이며 핵폐기장 후보지 선정이 백지화될 때까지 기도회와 1000만명 서명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김대선 교무는 “성지가 있다고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영광 앞바다의 수심이 얕아 핵폐기물 반출을 위한 운반선의 출입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 등 핵시설의 위험 때문에 반대한다”며 “다른 시민 단체들과 함께 핵 문제 해결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