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복원 이것이 궁금]<2>청계천 물 어떻게 공급하나

  • 입력 2003년 2월 13일 19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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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을 흐르는 물은 어디서 어떻게 공급할까.

계획수립 과정에서 한강물을 쓴다, 빗물을 쓴다 등 논란이 많았지만 서울시는 한강 물과 지하철 14개 역사(驛舍)의 지하수를 매일 9만3700t씩 끌어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물이 새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 청계천 밑바닥에는 점토층을 깔거나 양쪽에 벽을 설치한다.

▽어디 물을 쓰나=시는 복원되는 청계천의 깊이를 최소 30㎝ 이상으로 유지할 계획. 이를 위해 필요한 9만3700t의 물은 서울시민 1명이 하루에 쓰는 물이 평균 360L 정도인 것을 감안할 때 26만명 이상이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이 가운데 7만1700t은 한강 또는 중랑하수처리장에서 끌어올 계획.

한강 물은 각 정수장에 한강 물을 보내주는 광진구 자양취수장에서 가져온다. 여기서 모은 한강 물은 펌프를 이용해 중랑천 하류의 분기점까지는 기존의 관을 따라, 분기점부터는 직경 1m, 길이 11㎞의 새 관으로 흘려준다. 이 물을 중구 태평로의 청계천에 하루 6만3200t, 동대문의 청계천에 하루 8500t씩 방류한다.

그러나 청계천복원시민위원회는 중랑하수처리장의 물을 쓰자고 주장한다. 오염된 물을 재활용하는 상징적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중랑하수처리장의 물은 수질이 좋지 않다. 그래서 고도 처리시설이 설치되는 2007년까지는 쓰지 못할 전망이었으나 청계천에 쓸 물이라도 우선적으로 공급하자는 시민위의 의견에 따라 시가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지하철 역사의 지하수에서도 하루 2만2000t이 공급된다. 지하철역에는 전동차가 지나는 터널 주위의 지하수를 모으는 집수장이 있어 물이 일정 수위까지 차면 펌프로 퍼내 길 청소 등에 사용한다. 시는 역마다 직경 30㎝의 관을 묻어 청계천으로 연결할 계획이다. 지하수를 끌어 모을 지하철역은 경복궁역 광화문역 종로3가역 등 14개 역이다.

▽물이 스며들지 않을까=시의 지질조사에 따르면 청계천 바닥은 거의 모래지반이다. 비가 오지 않을 때는 지하수의 수위가 지반에서 7∼8m까지 내려간다. 이 때문에 물을 끌어와도 자칫하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시는 2개 방안을 제시했다. 1안은 먼저 청계천 바닥에 합성점토를 6㎜ 두께로 깔고 원래 있던 흙과 점토 300㎜를 섞어 추가로 깔아준다. 다시 그 위에 자갈을 덮는다.

그러나 이 경우 자갈과 점토가 마치 욕조처럼 물을 둘러 싸 청계천 양쪽 둔치의 식물에 수분 공급이 안 된다는 문제가 있다.

시민위 정동양(鄭東陽·한국교원대 교수) 건설안전분과위원장은 “바닥 처리를 그렇게 한 하천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며 “홍수가 나면 자갈이 다 떠내려 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민위가 지지하는 2안은 청계천의 양 벽면에 시멘트와 물을 섞어 만든 두께 60㎝의 차수벽(遮水壁)을 지하 5∼6m 깊이까지 설치하는 방안이다. 물이 이 깊이 이상으로 스며들지는 않을 것이므로 양쪽만 막아주면 물은 어차피 그 안에서 유지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매일 물을 공급하면 더 이상 스며드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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