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로작업 인부7명 참사…15일 정읍인근 구간서

  • 입력 2003년 2월 16일 19시 31분


야간 철로 침목 교체작업을 하던 인부 7명이 역방향으로 달린 열차에 치여 숨지는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참사는 철도청이 ‘역주행’을 지시해 놓고도 공사업체에 이를 통보하지 않았고 공사업체도 작업시간이 앞당겨진 사실을 철도청측에 알리지 않는 등 총체적인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된 것으로 밝혀졌다.

15일 오전 1시경 전북 정읍시 감곡면 유정리 호남선 감곡역 하행선 150m 지점(광주기점 112.84㎞ 지점) 고성천 철교 위에서 침목 교체작업을 하던 나일문씨(45·인천) 등 인부 7명이 광주발 서울행 456호 무궁화호 열차에 치여 그 자리에서 숨졌다. 인부 중 배창기씨(43) 등 2명은 재빨리 피해 화를 면했다.

사고 당시 인부들은 열차가 다가오는 소리를 들었으나 ‘당연히 상행선으로 가는 줄 알고’ 방심하다 변을 당했다. 더구나 작업중인 철교 위에는 양측에 높이 1m 가량의 난간이 설치돼 하천으로 뛰어내리기도 어려웠다.

사고 열차는 철도청 순천지역사무소 운전사령실로부터 “김제역과 김제∼부용역간 상행선에 공사가 있으니 하행선으로 역주행하라”는 지시를 받고 신태인역부터 하행선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경찰은 사고 지점의 침목 교체 공사가 당초 예정보다 2시간 앞당겨 시작된 사실이 통보되지 않았고, 역주행 지시 이후 철도청측도 공사업체에 이를 즉각 통보하지 않은 사실을 밝혀내고 수사를 펴고 있다.

목숨을 구한 인부 배씨는 “야간 선로보수공사는 신고된 시간 안에 작업을 마치기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 작업 예정시간보다 1∼2시간 먼저 나와 작업을 해왔다”고 말했다.

정읍=김광오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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