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경주 양동민속마을 문화재 1000여점 도난

  • 입력 2003년 2월 16일 20시 35분


중요민속자료 제 189호인 경북 경주시 양동민속마을에 보관 중이던 문화재가 무더기로 도난 당한 사실이 드러나 문화재청이 대책마련에 나섰다.

16일 경주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월성 손씨 종택(宗宅)을 비롯해 이 마을 6군데의 한옥에 보관 중이던 고서적 등 문화재 1000여점이 도단 당했다.

도난된 문화재중에는 조선시대 성리학자인 회재 이언적(李彦迪) 선생의 문집을 비롯해 조선시대 이름 높은 선비들이 지은 서책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경주시 관계자는 “2001년 12월 문화재청이 양동민속마을을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지정 목록에 올리기 위해 관련 서류를 제출하는 등 주목을 받게되자 이 마을이 소장 중인 문화재를 노린 절도범들의 소행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동민속마을에는 방범초소도 설치돼 있지 않고 마을내 관리사무실에 직원 1명만이 배치돼 있는 등 평소 문화재 도난 사고에 무방비 상태인 것으로 지적돼 왔다.

경찰 관계자는 “방범시설 등이 허술한 민속마을의 허점을 노린 문화재 전문 절도범들의 소행으로 보인다”며 “동일 수법 전과자 등을 상대로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양동민속마을은 최근 2∼3년전부터 관광객이 크게 늘어나 주말과 휴일에는 1000명이 몰리고 평일에도 수백명의 관람객이 찾고 있다.

양동민속마을은 15∼16세기 형성돼 여강 이씨와 월성 손씨 두 가문이 통혼하며 전통을 지킨 양반마을로, 보물과 국가 및 지방지정문화재 등이 다수 보관돼 있다.

한편 문화재청은 마을에 보관중인 문화재를 도난방지시설이 양호한 정신문화원과 박물관 등에 위탁보관하고 도난방지용 대여금고도 활용하는 등 대책을 마련중이다. 경주시도 이와 관련, 이곳에 사적관리요원을 추가 배치하고 공익근무요원 등을 동원, 주 야간 순찰활동을 강화하기로 했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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