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여론광장/‘붕어빵’ 양산하는 대학교육 바꾸자

  • 입력 2003년 2월 18일 21시 37분


붕어빵은 이제 그만

“상아탑에 인재가 없다.”

대학졸업자가 쏟아져 나오는데 정작 업무에 필요한 인재가 없다는 기업들의 불평이다. 지난해 12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전국 223개 기업 인사담당 책임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기업들이 평가하는 신입사원들의 대학교육 만족도는 평균 26점에 불과했다.

대학교육이 이처럼 처참한 낙제점을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한마디로 말하면 대학들이 일률적인 커리큘럼에만 의존한 채 비슷한 자질과 능력을 가진 학생들을 붕어빵 굽듯이 생산해 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26점 짜리 교육을 받은 ‘제품’을 90점 짜리 이상으로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대학이 고객의 구미에 맞는 ‘생산품’을 내놓는 게 필요하다. 여기서 생산품이라고 비유된 학생은 스스로 생산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특수지능형 제품을 일컫는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이 일하고 싶은 회사에서 어떤 것을 원하는지 알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대학은 학생과 기업간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다양하게 만들어 주어야 한다.

가톨릭대는 전국 최초로 방학기간 중 농활(農活)을 대신한 ‘기활’(기업봉사활동)이라는 명칭의 대학생 인턴제도를 2000년부터 시행해 왔다. 이 제도를 통해 기업은 자신들이 원하는 인재를 발굴하고 가르쳐 학교로 보낼 수 있다. 또 학생은 기업의 요구를 이해하고 직무를 익힐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일이 자신의 적성에 맞는지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수요자와 공급자간의 커뮤니케이션을 바탕으로 대학은 다양한 경로의 로드맵을 그려놓고 학생 개인의 경력 개발에 힘써야 한다. 학생의 적성이 어디에 있고, 희망하는 업종이 무엇인지 철저하게 진로를 지도한 뒤 능력배양을 위한 다양한 훈련 프로그램을 실시해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을 통틀어 ‘경력개발 프로그램’(CDP:Career Development Program)이라고 한다. 각 대학의 취업지원실이나 취업정보실이 CDP를 운영하는 주체가 될 수 있다. 취업정보실은 더 이상 일자리 정보만을 제공하는 단순한 역할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김기찬(가톨릭대 교수, 취업지원실장)kckim@catholic.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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