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아탑에 인재가 없다.”
대학졸업자가 쏟아져 나오는데 정작 업무에 필요한 인재가 없다는 기업들의 불평이다. 지난해 12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전국 223개 기업 인사담당 책임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기업들이 평가하는 신입사원들의 대학교육 만족도는 평균 26점에 불과했다.
대학교육이 이처럼 처참한 낙제점을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한마디로 말하면 대학들이 일률적인 커리큘럼에만 의존한 채 비슷한 자질과 능력을 가진 학생들을 붕어빵 굽듯이 생산해 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26점 짜리 교육을 받은 ‘제품’을 90점 짜리 이상으로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대학이 고객의 구미에 맞는 ‘생산품’을 내놓는 게 필요하다. 여기서 생산품이라고 비유된 학생은 스스로 생산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특수지능형 제품을 일컫는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이 일하고 싶은 회사에서 어떤 것을 원하는지 알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대학은 학생과 기업간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다양하게 만들어 주어야 한다.
가톨릭대는 전국 최초로 방학기간 중 농활(農活)을 대신한 ‘기활’(기업봉사활동)이라는 명칭의 대학생 인턴제도를 2000년부터 시행해 왔다. 이 제도를 통해 기업은 자신들이 원하는 인재를 발굴하고 가르쳐 학교로 보낼 수 있다. 또 학생은 기업의 요구를 이해하고 직무를 익힐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일이 자신의 적성에 맞는지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수요자와 공급자간의 커뮤니케이션을 바탕으로 대학은 다양한 경로의 로드맵을 그려놓고 학생 개인의 경력 개발에 힘써야 한다. 학생의 적성이 어디에 있고, 희망하는 업종이 무엇인지 철저하게 진로를 지도한 뒤 능력배양을 위한 다양한 훈련 프로그램을 실시해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을 통틀어 ‘경력개발 프로그램’(CDP:Career Development Program)이라고 한다. 각 대학의 취업지원실이나 취업정보실이 CDP를 운영하는 주체가 될 수 있다. 취업정보실은 더 이상 일자리 정보만을 제공하는 단순한 역할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김기찬(가톨릭대 교수, 취업지원실장)kckim@catholic.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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