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2000년 전자정부 구현을 위해 교내 전산망인 ‘학교종합정보관리시스템(CS)’ 체제를 NEIS로 전환하기로 하고 관련 작업을 서둘러 왔다.
그러나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 교원단체들은 “NEIS가 개통되면 학부모와 학생의 신상 자료가 유출될 우려가 있고 교사들의 업무량이 폭증할 것”이라며 폐기 또는 수정 보완을 요구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반면 경기 분당 성남지역 초중학교 운영위원장 협의회는 “교원단체가 교육 정보화를 가로막으며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며 비판하고 있다.
▽왜 도입하나=NEIS는 시도교육청이 시스템을 구축해 전국의 모든 교육행정기관과 초중고교를 인터넷으로 연결하는 시스템. 개별 학교의 행정 처리는 물론 교육청 등에서 처리해야 하는 학사 인사 예산 회계 등 27개의 교육행정 업무를 통합 관리한다.
NEIS가 개통되면 학생들의 성적 및 졸업증명서를 떼기 위해 해당 학교를 찾아갈 필요 없고 학부모들은 인터넷을 통해 자녀의 출결과 성적 상황을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또 학생이 전학을 가거나 상급학교에 진학할 때 학교간에 학생 자료를 쉽게 공유할 수 있고 대학입시 전형 자료 취합이 용이해져 입시 관련 업무를 간소화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교육부는 또 CS의 경우 일선 학교에 데이터베이스 운영체제에 밝은 교사가 없어 관리가 어렵지만 NEIS는 통합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오히려 효율적이며 시스템을 유지 보수하는데도 비용이 훨씬 적게 든다고 주장한다.
▽교원단체 반발=전교조는 NEIS로 인해 일부 지역 교사들의 개인 정보가 유출됐다며 14일 교육부장관과 교육부 실무자 2명을 ‘공공기관의 개인정보 유출’ 혐의로 서울지검에 고발했다.
교육부가 제주지역에서 NEIS 인증을 받지 않은 교사 640여명의 명단과 신상정보를 NEIS 공개자료실에 공개하는 등 개인 정보를 유출했다는 것.
전교조, 문화개혁시민연대, 함께하는 시민행동 등 7개 사회단체로 구성된 ‘프라이버시 보호, NEIS 폐기를 위한 연석회의’는 18일 토론회를 열고 시스템 폐기를 주장했으며 서울시내 학교 정보담당 교사 70여명은 NEIS와 관련한 업무의 전면 거부를 선언하기도 했다.
▽정보 인권침해 논란=전교조 등 교원단체가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개별 학교의 정보만을 담고 있는 CS와는 달리 NEIS는 200여 가지가 넘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의 축적된 신상정보를 본인의 동의 없이 통합 관리함으로써 개인정보 유출과 인권 침해의 우려가 높다는 것.
전교조 천보선 정책연구실장은 “당초 NEIS의 기획단계에서 교사와 학부모 대표 등이 참여하지 않고 교육 현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일반 기업체가 맡는 바람에 교육적인 필요와 목적보다는 관리 행정의 효율성 위주로 만들어졌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개인의 은행 계좌번호와 신용카드 번호 등 경제생활과 관련한 중요한 정보가 인터넷상에서 오가는 전자상거래 시대에 교원단체가 개인정보 유출을 이유로 시스템 도입을 반대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또 교육부는 CS 체제에서는 보안 관리자를 학교별로 둬야 하기 때문에 예산이 많이 들고 학교 컴퓨터망이 훨씬 보안에 취약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또 NEIS 해킹에 대비해 방화벽 등 최신 보안장비를 갖추고 공인인증서 없이는 접속할 수 없도록 하는 비밀키 인증 방식과 침입탐지 시스템을 도입했다는 것.
▽시스템 불안정 논란=기존 CS에서 NEIS로 정보 자료를 옮기는 과정에서 몇 가지 오류가 발생하는 것도 교사들의 반발을 사는 이유 가운데 하나. 이 때문에 교육부 홈페이지에는 하루에 수십통씩 항의 섞인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시스템 오류로 정보가 제대로 입력되지 않는가 하면 CS에 입력된 자료를 NEIS로 옮기려다가 자료를 몽땅 날려버린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는 것.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각 학교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패치 프로그램을 제대로 업데이트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며 “기술적인 문제는 계속 보완해 나가면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교육부 ‘강행’ 방침=교육부는 지난해 11월 개통과 함께 27개 업무 영역의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었으나 교원단체의 반발로 교무 학사 보건 등 5개 영역을 제외한 22개 영역만 시범운영하고 있다.
교육부는 당초 학생들의 신상 정보를 성명, 주민등록번호, 생년월일, 성별, 집 전화 및 휴대전화 번호, 보호자, 국적, 주소, e메일, 사진 등 15개 항목을 입력토록 할 계획이었으나 학교생활기록부에 나오는 성명, 주민등록번호, 성별, 주소, 사진 등 5개 항목으로 줄였다. 또 학부모의 신상 정보도 15개 항목에서 성명, 생년월일, 직업 등 3개로 축소했다.
교육부 김정기 국제교육정보화 기획관은 “NEIS는 이미 지난해 9월 일부 개통한 데 이어 학생, 교사와 직접 관련 있는 교무 학사 등 5개 영역만 시범운영을 거쳐 이번 학기에 개통하려는 것으로 시행을 더 늦출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찬성한다…모든 교육행정 통합 전국민이 정보 공유▼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은 2년여 동안의 업무처리 절차 혁신과 프로그램 개발, 현장 적용을 위한 시범학교운영, 프로그램 보완 및 개선을 거쳐 구축됐다.
NEIS는 폐쇄적으로 운영되던 종전의 CS방식을 대체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접근할 수 있는 사용자 중심의 웹기반 교육행정지원 시스템이다. 종전에는 교무 학사 업무는 CS시스템에 의해 관리되고 인사 회계 급여 등이 서로 연관성 없는 별도 프로그램으로 운영됐다.
NEIS는 이들을 통합해 교육행정 전반을 포괄하는 27개 전체 업무를 상호 연계한 종합시스템이다.
지금 우리는 전자상거래, 인터넷 뱅킹 등 사회전반에 걸쳐 정보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는 사회에 살고 있으며 정부 차원에서는 전자정부가 진행되고 있다. NEIS는 이러한 정보화 흐름에 맞춰 교육행정도 정보화하기 위한 것으로 전국민이 공유하는 시스템이다. 지금 CS시스템을 고수하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마치 586급 컴퓨터 시대에 인터넷과 동영상이 작동되지 않는 386급 컴퓨터만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은 발상이다.
정보 유출 등 보안에 대한 우려가 많지만 종전의 CS시스템이야말로 해킹이나 바이러스 침투 등에 극히 취약한 시스템이다. NEIS는 인터넷 뱅킹 수준의 4중 보안장치를 갖추고 24시간 전문인력에 의해 관리된다.
1월 25일 발생한 인터넷 사고는 학교 단위의 서버관리의 부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로 보안관리에 대한 경각심을 더욱 높여준 계기가 됐다.
게다가 CS시스템을 유지하면서 NEIS가 구현하고 있는 효과를 얻으려면 1만여개의 학교별로 전문가, 보안시스템, 서버를 일일이 구축해야 한다. 여기에는 5년 경상운영비 기준으로 최소 7600억원, 최대 2조935억원이 소요된다. 이는 국가 재정 형편상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 설사 그렇게 구축된다 하더라도 NEIS의 보안관리체제에 비하면 개인정보 관리의 효율성이 크게 떨어지는 만큼 새 시스템으로 바꾸는 게 훨씬 효율적이다.
김두연 교육부 정보화지원담당관
▼반대한다…교원 잡무 줄인다지만 실제론 도움 안돼▼
교육인적자원부는 교원들의 잡무를 줄여주고, 교육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을 도입하려고 한다.
그러나 NEIS가 여러 가지 편리한 점이 있지만 당장 시행할 경우 교직사회에 적지 않은 혼란과 갈등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신중하게 시행했으면 한다.
첫째, NEIS의 안정성 검증 기간이 필요하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지역교육청의 경우 컴퓨터 실력이 가장 훌륭하다는 교사가 CS 자료를 NEIS로 옮기는 데 꼬박 24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대부분의 교사들은 컴퓨터 전문가가 아닌 만큼 더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줬으면 한다. 시범학교 운영을 통해 프로그램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교사 연수를 통해 NEIS의 장점을 알려야 하며, 각종 워크숍을 통해 프로그램을 개선하는 등 충분한 기간이 필요하다.
둘째, 개인정보의 유출 위험이 매우 크다는 사실에 주의해야 한다. 학교생활기록부에는 학부모의 신상, 학생성적, 행동발달사항 등 한 개인의 성장기록을 상세히 볼 수 있다. 건강기록부는 신체발달 등 단순한 지표만 있는 게 아니라 병력, 장애 등의 프라이버시와 관련된 기록도 있다. NEIS는 본인의 주민등록번호, 주소 등만을 기입한 후 가입하는 다른 인터넷 사이트와는 성격이 다르다.
셋째, NEIS는 업무 간소화에 별 도움이 안 된다. 단위 학교별 내부결재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업무량은 CS와 큰 차이가 없다. 예를 들어 NEIS에서 ‘교구 보유량’을 보고하려 할 때 ‘마감’ 버튼만 누르면 되기 때문에 종전보다 편리해진 것처럼 보이지만 학교에서는 학교장의 결재가 필요하므로 우선 모든 내용을 출력해야 된다. 많은 종이가 필요하고, 시간도 종전과 같이 소요될 것이다.교육부는 지난해 NEIS의 내용 수정 및 최적화 작업을 위해 교무 학사 등 5개 영역의 연기를 결정한 것처럼 이번에는 프로그램 실행상의 문제점을 점검하고 교원들이 적응할 수 있도록 1년 정도의 유예기간을 두고 시행하기를 바란다.
김철규 서울 신원초등학교 교감
▼NEIS 서비스 이용절차▼
▶학부모:공인인증서 발급→NEIS 홈페이지(www.neis.go.kr)접속→공인인증→학생정보열람신청→학생정보열람승인(해당 학교)→열람
▶교직원:공인인증서 발급→홈페이지 접속→공인 인증→사용자 ID로 시스템 접속→담당 업무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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