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살때부터 아버지 어깨너머로 양봉기술을 익힌지 벌써 20년이 됐다.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어 3대째 이 일을 하고 있는 그는 최근 농림부에 의해 21세기를 이끌어갈 농업분야 최연소 신지식인에 뽑혔다.
김씨는 그동안 양봉농가들이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토종벌의 인공분봉(分蜂)법을 개발해 토종벌꿀을 생산, 연간 1억원대의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
그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인공분봉법은 겨울철 벌통 내부의 온도를 자동 조절하는 전기장치를 통해 분봉 시기를 한달이상 앞당긴 것. 보통 벌은 통상 5, 6월에 자연 분봉을 하지만 꽃에 꿀이 가장 많은 이 시기에 분봉을 할 경우 벌이 환경변화 때문에 활동이 부진해져 꿀 채취량이 떨어진다는 점에 착안, 벌이 최적의 활동력을 갖춘 5, 6월에 맞도록 분봉 시기를 앞당겼다. 9년간의 노력끝에 숱한 실패와 좌절을 딛고 기술개발에 성공했던 것.
전기장치 개발은 충청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그의 전공이 크게 뒷받침을 했다.
현재까지 김씨가 출원한 특허와 실용신안만 5건이나 된다. 그는 이 가운데 인공분봉법, 양벌 땅벌 퇴치법, 우수 여왕벌을 조기에 만드는 법 등의 신기술을 인터넷홈페이지(www.ctcg.co.kr)를 통해 양봉업자들에게 무료로 공개하고 있다.
고교 재학시절 학교건물 옥상에 벌통을 가져다 놓고 연구를 할 정도로 토종벌 연구에 매달려온 그는 충북과 경기도 지역 시 군 농업기술센터의 의뢰를 받아 인공분봉기술 지도 등 영농교육에도 앞장서고 있다.
김씨는 앞으로 밀원(蜜源)조성 기술을 배우기 위해 농대 원예과에 입학할 예정이며 꿀주산지에 관광기능을 접목한 ‘꿀농장’을 만든다는 야심찬 계획도 세우고 있다.
김씨는 “토종벌꿀을 생산하는 농가들이 늘어야 국내 양봉업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며 “어렵게 개발한 양봉기술이지만 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청원=장기우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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