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이사람/김원중 교수의 '사회사랑법'화제

  • 입력 2003년 2월 24일 21시 07분


번역과 저술 활동을 하고 있는 충남 논산의 건양대 김원중(金元中·41·중국언어문화전공) 교수가 임대아파트에 살면서도 번역서의 인세(印稅)를 장학금 등으로 내놓아 화제가 되고 있다.

김 교수는 지난달 자신이 번역해 내놓은 역사서 ‘정관정요’(현암사)의 인세 1500만원을 19일 건양대에 장학금으로 기탁했다.

또 자신이 번역하고 풀이한 ‘삼국유사’(을유문화사)의 인세 1억4000만원도 지역 도서관 건립에 써 달라며 지난달 한 방송사에 기탁했다.

김 교수는 27세 때인 1989년 ‘중국어 허사사전’을 펴낸 뒤 지금까지 모두 20권의 번역서와 저서를 출간했다. 이 때문에 출판사에서 적지 않은 인세를 받고 있지만 대부분 번역과 저술을 위한 도서 구입에 사용해 8년 전 처음 건양대에 부임할 때는 월세방에 살았고 최근에는 논산의 25평짜리 장기 임대아파트에서 생활해 왔다.

그가 넉넉지 않은 형편에서도 흔쾌히 인세를 장학금 등으로 내놓는 것은 결벽에 가까운 ‘부채 의식’ 때문. 자신이 장학금을 받고 대학과 대학원을 다닐 수 있었기 때문에 그 만큼 사회로 되돌려 줘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또 번역과 저술로 밤을 지새우기 일쑤인 자신을 힘겹게 내조하다 지난달 세상을 떠난 아내가 “학생들이 존경하고 따르는 교수로 남아달라”고 당부한 것도 나눔을 실천하는 계기가 됐다.

김 교수는 “보다 정확하고 읽기 쉽도록 고전을 번역하고 그로 인해 번 돈을 형편이 어렵지만 유망한 학생들을 위해 쓰는 것이 독자와 사회, 그리고 아내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번역과 저술을 통해 받는 인세도 장학금 등으로 뜻깊게 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논산=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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