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통합제의에 민주노총은 '유보'

  • 입력 2003년 2월 26일 16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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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의 양대 노동자 단체인 한국노총이 민주노총에 조직통합을 공식 제의해 노동계의 '천하통일'이 성사될지 주목되고 있다.

한국노총은 26일 서울 영등포구민회관에서 대의원 8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03년도 전국대의원대회를 열고 전체 노동자의 이익을 대변하고 사회개혁의 주도세력으로 역할하기 위해 양대 노총 통합을 결의했다.

한국노총은 이를 위해 민주노총과 공동협의기구를 구성하고 2006년 12월말을 목표시한으로 설정하는 한편 통합을 전제로 현재 서울 여의도에 신축중인 지상 15층 규모의 중앙근로자복지센터(노총회관)를 공동 사용하기로 했다.

지난해말 현재 노동조합 수와 조합원수는 한국노총의 경우 3940개, 87만여명이고 민주노총의 경우 1513개, 64만여명으로 양대 노총의 통합이 성사될 경우 노조 수 5450여개, 조합원수 151만여명의 거대조직으로 바뀌게 된다.

한국노총은 또 통합의 전단계로 민주노총과 신사협정을 체결해 서로의 조직실체를 인정하고 상호 비방을 중단하며 상대방 산하 조직을 끌어오려는 활동을 중지하자고 제안했다.

한국노총 이남순(李南淳)위원장은 "지난 대통령선거 이후 정치권에서 불고 있는 개혁바람은 노동계도 변화해야 한다는 강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며 "노동운동도 비민주적이고 시대에 뒤떨어진 잘못된 제도와 관행을 과감히 청산하자"고 강조했다.

이같은 한국노총의 조직통합 제안에 대해 민주노총측은 "정책의 방향이 같다면 한국노총과 사안별로 적극 협력하는 게 필요하다"면서도 "그동안 한국노총의 행보를 감안할 경우 현시점에서 통합을 검토하는 것은 이르다"고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이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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