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노총, 민노총에 통합 공식 제의…대의원대회서 결의

  • 입력 2003년 2월 26일 18시 05분


한국노총이 민주노총에 조직 통합을 공식 제의해 성사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한국노총은 또 현재 27개로 나눠진 산별조직을 2006년 말까지 5개의 대규모 산별로 재편해 본격적인 산별노조 체제를 갖추기로 했다.

한국노총은 26일 서울 영등포구민회관에서 대의원 8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03년도 전국대의원대회를 열고 양대 노총이 전체 노동자의 이익을 대변하고 사회개혁의 주도세력으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통합이 필요하다고 결의했다.

한국노총은 2006년 말까지 통합을 추진하기 위해 민주노총과 공동협의기구를 구성하기로 했으며 통합을 전제로 현재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신축 중인 지상 15층 규모의 중앙근로자복지센터(노총회관)를 공동 사용하기로 했다.

지난해 말 현재 한국노총의 가입 노동조합 수와 조합원 수는 각 3940개, 87만여명이고 민주노총은 1513개, 64만여명으로 양대 노총이 통합되면 가입 노조 수 5453개, 조합원수 151만여명의 거대조직으로 바뀌게 된다.

한국노총은 또 통합의 전 단계로 민주노총에 대해 신사협정을 체결, 서로의 조직 실체를 인정하고 상호 비방을 중단하며 상대방 산하의 조직을 끌어오려는 활동을 중지하자고 제안했다.

한국노총 이남순(李南淳) 위원장은 “지난 대선 이후 정치권에서 불고 있는 개혁바람은 노동계도 변화해야 한다는 강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며 ”노동계도 비민주적이고 시대에 뒤떨어진 잘못된 제도와 관행을 과감히 청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측은 “정책의 방향이 같다면 한국노총과 사안별로 적극 협력하는 게 필요하지만 그동안 한국노총이 보인 행보를 감안한다면 현 시점에서 통합을 검토하는 것은 이르다”고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이진 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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