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와 주민들은 주차빌딩이 들어서면 가뜩이나 교통정체를 빚고 있는 남동구 구월동, 남구 관교동 일대의 교통정체가 가중될 것이라며 주차빌딩 건립을 막겠다는 입장이다.
이 주차빌딩은 시민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이 곳에 들어있는 신세계백화점의 ‘전용 주차장’으로 둔갑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주차빌딩 추진=인천터미널은 2001년 11월 종합터미널 내 부지 임대공고를 내고 1547평 부지에 지상 6층 규모로 967대의 차량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주차빌딩을 짓겠다고 밝혔다. 임대보증금 36억원에 월 임대료 3000만원을 받기로 하고 사업자 선정에 나선 것.
그러나 주차장 사업에 관심 있던 사업자들은 큰 투자비 때문에 입찰에 참여하지 못한 가운데 신세계가 사업자로 선정됐다.
인천시는 최근 주차빌딩에 대한 교통영향평가 심의위원회를 열어 인천터미널이 낸 교통영향평가에 대해 △주차장 부지의 규모와 위치 재검토 △주차빌딩 건설 대신 농수산물 도매시장과 문화예술회관의 주차장 활용 방안 검토 △현재 동쪽에 있는 택시승강장의 지하철 입구 이동설치 등을 보완한 뒤 다시 보고할 것을 의결했다.
인천터미널 관계자는 “터미널의 주차난 해소가 주차빌딩 건립을 추진하는 가장 큰 목적”이라며 “신세계와 협의해 주차빌딩을 짓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한편 신세계는 현재 지하 1, 2층과 동쪽 주차장(조흥은행 옆) 등 총 960여대의 주차공간을 확보하고 있지만 셔틀버스 운행중단 후 평균 30% 이상 차량이 증가해 주차난을 겪고 있다.
▽인천시와 주민 입장=인천시는 대형 주차빌딩을 세울 경우 현재 교통 정체와 혼잡이 가중된다며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더욱이 인천종합문예회관 주변 4차로 도로를 일방통행으로 지정하는 등 이 일대 교통난 해소를 위한 대책이 수포로 돌아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관교동 풍림아파트에 살고 있는 신승희씨(43)는 “지난해 롯데백화점, 인천경찰청 등 대형 건물이 차례로 들어서면서 이 일대 교통난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대형 주차빌딩이 들어서면 차를 끌고 나오는 쇼핑객이 증가해 교통 혼잡이 심해지는 만큼 주차빌딩 허가를 내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인천시 윤석윤(尹錫允) 건설교통국장은 “종합문예회관, 문학경기장 주차장이 텅텅 비어 있는 상태에서 주차빌딩을 짓겠다는 발상 자체가 잘못됐다”며 “특정 기업을 위해 주차빌딩을 짓는 것은 시의 대중교통 정책과 상반되기 때문에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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