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경북 구미시 김석태씨 부부 10번째 아이 낳아

  • 입력 2003년 3월 3일 21시 07분


“11번째 아이가 생기면 감사하게 받아야지요.”

경북 구미시 고아읍 황산리에 사는 김석태(金碩泰·45) 엄계숙(嚴癸淑·40) 부부는 18일 오후 9시 50분 순천향 구미병원에서 딸 ‘소다미’를 순산했다. 소다미는 김씨 부부와 언니 오빠 9명의 환영을 받으며 세상으로 나왔다. 기초지자체의 인구가 갈수록 줄어 주민 한명이 아쉬운 실정이지만 김씨 부부는 소다미의 출생으로 5남 5녀의 ‘작은 공동체’를 이루었다. 김씨 부부도 처음에는 다른 가정과 비슷하게 자녀를 한두명만 낳으려고 했지만 ‘선물’이 자꾸 생겼다고 한다.

엄씨는 “아이 키우기가 쉬운 일이 아니지만 낳아보니 아무래도 형제자매는 많은 것이 좋은 것 같다”며 “아이들에게 세상 구경을 시켜주는 게 무척 행복하다”고 말했다.

김씨 부부는 아이들 이름을 모두 우리말로 지었다. 아이가 태어나면 출생신고할 때까지 한달동안 국어사전을 뒤지면서 좋은 이름을 고른다. 87년 태어난 큰 딸 빛나(구미 현일고 2년)를 시작으로 둘째 다솜(15·사랑이라는 뜻의 고어) 셋째 다드림(12·하느님께 모두 드린다는 뜻) 넷째 모아(9·서로 라는 뜻의 제주도 방언) 다섯째 들(9)여섯째 바른(7) 일곱째 이든(5·착하다는 뜻의 고어) 여덟째 라온(4·즐거운의 고어) 아홉째 뜨레(3·사랑의 제주도 방언) 막내는 소담스럽다는 뜻에서 소담이로 지었다.

경기도 이천이 고향인 엄씨는 86년 결혼과 함께 목사인 남편을 따라 구미로 내려와 허물어져 있던 마을교회를 개척했다.

“요즘은 아이가 셋이어도 부끄러워하는 부모들이 있지만 가정에는 아이들이 많을수록 좋습니다. 한두명 키우기도 어려운데 그많은 아이들을 어떻게 키우나 주위에서 걱정하지만 낳을수록 키우기는 더 쉬운 것 같아요.” 남편 김씨의 다산(多産) 예찬이다.

그는 “아이들을 한 두명만 키우다보니 지나친 교육열도 생기는 것 같다”고 했다.

김씨와 아이들의 건강은 타고났다. 김씨는 94년 두번(넷째와 다섯째) 출산했지만 아이를 낳고서도 며칠만 지나면 거뜬히 가사를 시작했을 정도. 아이들도 지금까지 예방주사 맞는 것을 빼곤 아픈 적이 없다.

큰 딸 빛나양은 “막내가 저를 닮아 기분이 좋다”며 “많은 동생들이 모두 잘 자라도록 돌보겠다”고 말했다. 김씨 부부는 “11번째 아이가 생기면 고민하지 않고 낳을 계획”이라며 “그게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구미=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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