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덕주민 “방사성폐기장 반대” 도로점거 시위

4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로터리에서 열린 ‘핵폐기장 반대 군민 총궐기대회’에서 정부의 일방적 핵폐기장 부지선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가두시위를 벌이고 있다. -영덕〓연합

경북 영덕군 주민 3000여명은 4일 영덕군이 방사성 폐기물질 처리장 후보지로 선정된 것과 관련해 포항시∼강원도를 잇는 7번 국도를 2시간가량 점거한 채 “정부의 일방적인 핵폐기장 후보지 결정은 무효”라고 주장하며 시위를 벌였다.

주민들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영덕읍 로터리에서 ‘핵폐기장 반대 군민 총궐기대회’를 개최한 데 이어 낮 12시부터는 인근에 있는 7번 국도를 점거한 뒤 산업자원부장관 화형식과 함께 핵폐기장을 상징하는 상여도 불태웠다.

주민들은 이와 함께 “핵폐기장이 영덕에 설치되면 영덕의 관광산업이 황폐화될 것”이라며 주민의 생존권 차원에서 핵폐기장 건설을 절대 반대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해 청와대 등 관계기관에 보냈다.

영덕핵폐기장반대투쟁위 이상열(李相烈·영덕군의회 의장) 위원장은 “정부의 후보지 선정과정은 비민주적이므로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정부계획이 철회될 때까지 5만 군민 등과 함께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 시위에 참가한 최열(崔冽)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는 “주민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후보지를 결정하는 것은 참여정부가 아니다”며 “핵폐기장 후보지로 선정된 지역 주민 및 다른 환경운동단체 등과 연대해 핵폐기장 후보지 반대운동을 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핵폐기장 후보지로 선정된 경북 울진군과 전남 영광군, 전북 고창군 등 3개 지역 주민들도 이날 “주민 동의 없는 핵폐기장 건설을 반대한다”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영덕=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