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이 CD 비디오 인터넷 사진 등을 통해 음란물에 상당히 노출돼 있는 환경인데도 정작 이들에게 필요한 성교육은 매우 부족한 것으로 지적됐다.
대한가족보건복지협회 대구경북지회(회장 정종학·鄭鍾學 영남대 의대 교수)가 5일 펴낸 ‘성폭력 대처를 위한 경북청소년 성교육 평가자료집’에 따르면 청소년들이 성에 대해 바른 지식을 가질수록 성문제에 잘 대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회는 2000년부터 지난해 12월까지 경북도내 560개 중·고교를 대상으로 성교육을 실시한 뒤, 중학생 1500명 고교생 929명에게 성교육에 관한 설문조사를 했다.
성교육을 해준 사람은 학교 교사가 1321명(54%)으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보건소 직원 654명(27%)이었다. 성교육 전문가의 교육은 186명(8%)으로 가장 적었다. 성교육을 처음 받은 시기는 초등학생때가 54%로 가장 많았다.
이성과 성교를 해본 적이 있다는 경우(남학생 40명, 여학생 16명) 가운데 피임을 했다는 대답은 남자 1.5% 여자 0.6%에 불과해 청소년들이 성교와 피임에 대한 지식이 매우 낮음을 보였다.
음란물 접촉 경험은 남 여학생 모두에게서 매우 빈번해 남학생 884명(84%) 여학생 756명(53%)이 ‘음란물을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여학생 경우 원조교제(성매매) 제의를 받아 본 경우는 중학생 115명(19%) 고교생 70명(16%)이었다.
성교육을 하기 전과 한 이후 성에 대한 청소년들의 생각은 상당히 달라졌다.
‘자위행위’에 대해 성교육을 하기전에는 남학생 22% 여학생 12%가 ‘자연스러운 것’으로 생각했으나 교육 후에는 남학생 51% 여학생 33%가 그렇게 답했다.
남학생은 성폭력의 책임이 피해자에게 있다고 생각한 경우가 38%였으나 성교육 후에는 29%로 낮아졌고, 성매매에 대해서는 남학생의 35%가 돈이나 선물을 받고 성관계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나 교육후에는 25%로 낮아졌다.
‘다양하고 정기적인 성교육이 필요한가’에 대해 남학생의 92%와 여학생 93%가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84%는 성교육이 유익했다고 답했다. 지회 부설 성폭력상담소 최순화(崔順花) 상담원은 “성교육은 정식교과에 반영되지 않아 학교에서 소홀한 것 같다”며 “청소년들의 큰 고민거리이므로 체계적인 성교육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대구=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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