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지방분권 지방의회가 앞장선다"

  • 입력 2003년 3월 6일 21시 33분


지방주민의 대의기관인 지방의회가 지방분권 문제에 불을 지피기 시작했다.

부산시의회는 6일 전국 시 도의회 의원들이 참가한 가운데 부산시청 12층 국제회의실에서 ‘지방분권 및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지방의회의 역할과 과제’란 주제로 전국 시 도의회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지방의회 차원에서 지방분권문제 등으로 전국적인 토론회가 개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토론회는 지방자치가 부활된 지 12년이 지났지만 역대 정권에서 지방분권에 대한 실천의지 및 노력부족으로 중앙집권이 심화된 상황에서 지방의회가 이를 바로 잡으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이날 동의대 김순은(金順殷) 교수는 주제발표에서 “중앙에 맞서 지방분권을 쟁취하려면 시민의 힘이 절대적이므로 시민의 대표기관인 지방의회가 앞장서야 한다”며 “지방의회의 역할 및 기능강화, 주민참여의 활성화 등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방의회의 권한은 조례제정권의 확대와 형벌 부과권, 과세권 등의 확보를 통해 강화돼야 한다”며 “글로벌시대를 맞아 지방의회 상호간의 네트워크 형성과 공동 이슈에 연대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제발표에 이어 전국 각 시 도의회 의원들은 지방분권화를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서울시의회 서승제(徐承濟)의원은 “지방분권화 추진을 위해서는 지방의원들이 스스로 위상을 정립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으며, 대전시의회 조신형(趙信衡), 광주시의회 김선옥(金善玉)의원은 “행정집행기관에 대한 지방의회의 감시 및 견제기능이 강화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울산시의회 김헌득(金憲得), 경기도의회 하수진(河秀珍)의원은 “지방의회가 각 시 도간 상충하는 이해관계 조정과 중앙정부에 대해 공동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전남도의회 전동평(田東平)의원은 “지방의회가 시민공감대를 형성하려면 솔선수범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행사를 주최한 부산시의회 이영(李英)의장은 “지역의 경쟁력 없이는 국가의 경쟁력을 기대할 수 없다”며 “이제 지방분권을 위해 지방의회가 적극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전국 시 도의회 의장 협의회에서는 조만간 ‘지방분권추진 연합 협의회’를 구성하기로 결의했으며, 부산시의회는 ‘지방분권특별위원회’를 구성해 6개월간 운영하기로 했다.

부산=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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