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홍 신임 교육부총리는 누구]'私學민주화' 주도

  • 입력 2003년 3월 6일 23시 33분


윤덕홍(尹德弘) 대구대 총장은 대학 현장에서 민주화운동을 주도하다 ‘교육 수장’으로 발탁됐다.

윤 부총리는 이화여고에서 8년간 교직생활을 한 뒤 영남전문대 교수를 거쳐 1989년부터 대구대 일반사회학과 교수 생활을 해왔다. 사회학자이면서 평소 대학 민주화에 대한 관심이 많아 전국민주화교수협의회 공동의장을 맡기도 했다. 대구대 재단에 학내 민주화를 줄기차게 요구했고 상지대 등 분규 사학의 현장을 일일이 찾아다녔다.

95년 관선이사 체제에서 직선제 총장에 선출됐으나 재단이 기획처장 시절 캠퍼스 매입과정에서의 행정처리 잘못을 들어 교육부 감사를 요청하는 바람에 해임됐다가 교원징계재심위원회에서 구제돼 4개월 만에 복직했다.

2000년 9대 총장에 다시 선출된 뒤 대구대 학내 분규를 말끔히 해결하고 교수성과급 도입, 행정조직 구조조정 등을 통해 대학을 개혁하는 등 경영 수완을 발휘했다는 평가다. 특히 지방대 육성 특별법 제정과 인재할당제 추진에 앞장서 왔다. 대선과정에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싱크탱크 역할을 한 ‘대구사회연구소’ 이사를 맡아 노 대통령과 인연이 닿은 것으로 알려졌다.

친화력이 장점이며 좌우명은 ‘성실’과 ‘아껴쓰기’. 지금도 10년된 양복과 4, 5년된 구두를 신고 다닐 정도로 근검절약이 몸에 뱄다고 한다.

윤 부총리는 6일 전화 통화에서 “앞으로 교육정책에 학부모, 교사, 시민단체의 의견도 수렴하겠으며 공급자 위주로 정책이 이뤄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 부총리는 또 사견임을 전제로 “대입은 수능의 비중을 낮추고 학생부 반영 비율을 높여 공교육을 내실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학생부의 학생행동평가 비중을 높여 과도한 학습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윤 부총리는 “중고교 평준화는 찬성하지만 대학은 경쟁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나가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그는 “지방대는 중견기술인이나 지방 인재를 양성하는 역할을 맡아 지방 중심체로 발전해야 지역이 산다”며 “지방대 육성 특별법이 제정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윤 부총리는 교육부총리 인선을 둘러싸고 보수 진보 진영의 갈등에 대해 “기성세대도 시대의 변화에 눈을 떠야 한다”며 “그러나 전교조 등도 똑같은 주장을 하더라도 예의와 격식을 갖추도록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교원 및 학부모단체 등 교육계와 교육부는 윤 부총리 임명에 대해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이날 성명에서 “윤 부총리가 교육계의 이념적 갈등을 해소하고 교사와 학부모 등 교육 주체간의 갈등 해소에도 적극 힘써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새 교육부총리가 변화와 개혁을 바라는 국민의 요구를 대폭 수용해 그동안 미뤄 왔던 교육 개혁을 적극 추진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윤지희 회장은 “사립학교법 개정에도 적극 나서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인철기자 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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