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신임 교육부부총리의 한마디

  • 입력 2003년 3월 7일 19시 51분


▼퇴임 李부총리-“참교육 외친다고 참교육 아니다"▼

7일 퇴임한 이상주(李相周·사진) 교육부총리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을 우회적으로 강하게 비판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 전 부총리는 이날 오전 이임식에서 “외국에서는 우리나라 학생들의 높은 학력수준 등에 대해 칭송을 아끼지 않는데 국내에서는 혹독한 비판을 듣는 것은 안타깝고 서글픈 일”이라며 “참다운 교육은 원만한 인격적 상호작용 속에서라야 효과적이며 말로만 참교육을 외친다고 참교육이 되는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교조를 명시하지는 않았으나 1월 한국사립대학총장협회 모임에서 전교조를 비판하는 연설을 하려다 간부들의 만류로 포기했었다.

그는 이어 “공직자의 개혁성을 요구하면서 사사건건 교육개혁의 발목을 잡고 늘어지는 자기모순에 빠진 집단이 없어져야 교육이 발전할 수 있다”며 “언제부터인가 교육공동체가 상호 비방, 상호 불신의 풍토로 얼룩지고 교육계가 정치화 과격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임 기자간담회에서도 “일부 교육단체가 자립형사립고, 초등학교 3학년 진단평가 등을 놓고 발목을 잡아 일하기 힘들었다”며 “평등주의만 내세우고 경쟁을 말하면 모두 신자유주의로 몰아붙이는 것은 얼토당토않은 이념 도용”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자신들의 신념과 이념만이 절대 진리라고 주장하며 공적인 정책을 비판하는 아집과 편협성이 있다”며 “교육공동체 복원을 강조한 시점에 오히려 교육공동체가 무너진 것이 가장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직원들은 “모처럼 속시원한 말을 했다”며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신임 尹부총리-“나를 뺑뺑이 돌리려 하지 말라”▼

윤덕홍(尹德弘·사진) 신임 부총리도 이날 취임 일성으로 교육부 관료들도 시대변화를 읽고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라고 질타해 관심을 끌었다.

윤 부총리는 “나보고 교육부를 없애고 돌아오면 가장 훌륭한 장관이라는 얘기도 있고 시대감각이 가장 뒤떨어진 게 교육관료라는 얘기도 있다”며 “교육부 직원들이 밤늦게까지 일하면서도 무용론 소리를 듣는 것은 국민이 교육부를 믿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대구지역 총학장들이 학생이 없어 학교 문을 닫는다고 아우성이고 교수를 임용하며 1억원, 5000만원씩 챙기는 재단 이사장들이 있다”며 교육계 문제들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그는 “네티즌이 장관 후보 2명을 낙마시켰고 네티즌이 대통령을 선출하고 있는 만큼 네티즌들의 요구와 현장의 목소리를 읽어야 한다”며 “부 내에서 ‘진주마피아’ ‘서울사대파’ 하며 싸우는 일은 그만두고 마인드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모 인사는 교육부는 장관 뺑뺑이를 돌리고 바지저고리 만들고 6개월 뺑뺑이를 돌면 뭐가 뭔지 모르고 다음달쯤 장관이 바뀐다는 말을 했다”며 “나를 뺑뺑이 돌리거나 바지저고리를 만들지 말고 함께 교육문제를 풀어가자”고 당부했다.

이인철기자 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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