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하철 방화]전력사령실 3명 사법처리

대구지하철 방화참사 사건을 수사 중인 대구지방경찰청은 10일 사고 당시 전력사령실에 근무했던 직원 박모씨(35) 등 3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사법처리하기로 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 등은 지하철 급전시설이 1차 급전(給電)에 실패할 경우 2차 이후의 급전 성공 확률이 10% 미만인데도 참사 당일 중앙로역에 전기공급이 중단된 뒤 6차례나 급전 시도에만 매달려 승객 대피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하게 한 혐의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전력사령실 직원들은 단전된 지 1분여 뒤인 9시58분께부터 계속적으로 급전에만 몰두했다”면서 “단전 사실을 바로 옆 사무실의 운전사령실에 신속히 통보했더라면 인명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또한 지하철공사 교육관련 일지를 분석한 결과 전동차 화재와 관련한 훈련이 단 한 차례도 실시되지 않았고, 전동차 운전에 관한 이론 및 관련 규정에 대한 교육도 형식적으로 이뤄지거나 거의 이뤄지지 않은 사실을 밝혀내고 이와 관련된 간부들의 책임 여부도 조사 중이다.

경찰은 녹취록 조작과 관련해 감사부장 오모씨(58)를 대상으로 녹취록 조작 지시 여부를 계속 조사하는 한편 조작 가담 사실이 확인된 안전방제팀장 김모씨(42) 등 6명에 대해서는 원본 마그네틱띠 손상 여부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감정이 나오는 대로 사법처리 수위를 결정할 계획이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