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직 버리고 디자인 영재교육 나선 구동조씨

  • 입력 2003년 3월 10일 19시 04분


“디자인 감성개발 교육은 6세부터 시작해도 빠른 게 아니에요.”

80년대 초 체신부 기업이미지 통합(CI)작업을 주도해 국내 기업들의 CI 바람을 몰고 왔던 구동조(具東祖·56·사진) 전 동덕여대 교수가 디자인 영재교육원장으로 변신했다. 21년간 몸담았던 동덕여대를 떠나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디자인 영재교육원을 연 것.

8일 문을 연 ‘블루닷 디자인 영재교육 개발원’은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창의력 개발 중심의 교육원. 이곳에서는 이미 영국 등 선진국에서 초중등학교 정규교과목으로 채택되어 있는 디자인교육을 통해 창의력 개발프로그램을 가르친다.

구 원장은 “지난해 노동부 조사에 따르면 서울시 중고교생 희망직업 1순위로 디자인 관련분야가 꼽혔다”며 “그러나 이를 위한 교육기관은 대학입시학원 뿐”이라며 열악한 교육현실을 지적했다. 그는 “기계가 대신 할 수 있는 반복적인 정교화 작업이 아닌 인간 고유의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정신사고의 개발이 이 프로그램의 목적”이라고 개원 취지를 밝혔다.

구 원장은 디자인학, 교육학 관련 원장 및 강사 10여명과 함께 5년여간의 연구개발과 1년여의 최종 검증 기간을 거친 끝에 독창적인 한국형 사고력 개발 프로그램을 완성했다. 지난달 교육설명회에는 1000여명의 초등학생과 학부모가 창의력 검사를 받는 등 큰 관심을 끌기도 했다. 구 원장의 ‘앞선 사고’는 96년 디자인학과를 유행의 최첨단지인 서울 강남구 청담동 로데오거리로 옮기려 했을 때부터 논란이었다. 의대와 달리 일반 단과대를 도심지로 분리 설립하는 데 대해 교육인적자원부가 난색을 표명한 것. 그러나 구 원장은 노력 끝에 ‘단과대의 도심지 분리 설립’을 인정하는 ‘5·31 교육개혁 조치’를 이끌어 냈다. ‘현실과의 접목은 현장에서의 경험과 체험이 가장 중요하다’는 평소 지론을 관철한 것.

외국여행 때 폭주족이겠거니 생각했던 바이커들이 교수와 의사, 증권가 직원이었다는 사실을 알고는 50세 되던 해 모터사이클을 타기 시작한 그는 “‘발상의 전환이란 몸에 밴 자유스러움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몸소 실천하는 상징적 의미가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김재영기자 j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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