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의 두루미 서식지 보전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방한한 국제두루미재단의 조치 아치볼드 회장(56·캐나다·사진)은 10일 “많은 사람들이 두루미가 성스럽고 소중하다는 문화적 인식을 갖고 있지만 그 서식지가 필요하다는 것은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치볼드 회장은 미국의 경우 1940년대와 50년대에 무분별한 개발로 많은 생물종들이 사라졌다고 소개하면서 한국은 개발과정에서 미국이 저질렀던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종전에 한국을 방문해 노인들을 만나 보면 낙동강 유역과 호남 서해안 지역 등에서 두루미 수천마리를 보았다는 말을 하곤 했다”며 “지금은 천연기념물이 된 두루미가 강원 철원지역에 수백마리 정도가 살고 있을 뿐”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15일까지 한국에 머무는 동안 두루미 등 희귀 조류들의 서식지인 DMZ가 유엔의 지구환경기금(GEF)으로부터 생태계 보호를 위한 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환경운동연합과 함께 DMZ를 답사하고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GEF는 지구의 자연 및 생태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환경단체 등이 신청해 1∼3단계의 심사과정을 모두 통과할 경우 최고 1000만달러(약 120억원)를 지원받게 된다.
아치볼트 회장은 “DMZ가 기금을 지원받으려면 남한과 북한이 서로 협력해야 하는 등 넘어야할 장애물들이 적지 않다”며 “어렵기는 하지만 지금 시작해야 하고 성사 여부는 우리의 노력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그는 73년 국제두루미재단을 설립한 뒤 남북한을 비롯해 호주 중국 이란 인도 일본 미국에서 두루미 8개종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전 세계 64개국의 두루미보전단체들을 지원하고 있다.
이진 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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