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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의선 복원공사 환경공동조사단 단장인 서울대 김귀곤 조경학과 교수는 “다소 미흡하긴 하지만 주변 생태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시설물들을 갖춘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대체습지=철도와 도로 공사로 1500㎡의 물길이 사라지자 새로운 물길을 포함해 4500㎡에 이르는 인공습지를 조성하고 있다. 지뢰 제거 작업으로 습지 동식물들의 주변 서식지가 파괴되어 이를 보완할 만한 대체 습지를 인공으로 만드는 것.
비무장지대에는 과거 논으로 쓰이던 습지가 상당 부분 자리잡고 있다. 조사단은 일반 토목공사의 경우에도 물길을 끊거나 습지를 메우면 최소한 그에 상응하는 면적의 대체 습지를 조성하는 것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동 통로=동물이 철도와 도로를 가로질러 이동하도록 생태다리와 생태통로가 각각 4곳씩 만들어졌다. 생태다리는 반원형의 교각 형태로 만들어졌으며 통로에는 주변 식생과 비슷한 나무를 조성해 동물들이 편하게 이동하도록 꾸며졌다.
물길이 지나는 곳에는 생태통로를 만들어 철도와 도로 아래로 동물이 다닐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철도와 도로를 따라 만들어진 배수로에는 국내 토목공사 현장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측구(側溝)가 설치됐다. 측구는 물길을 따라 이동하는 양서류가 뭍으로 빠져나갈 수 있도록 10여곳에 만든 일종의 통로.
철도 공사 현장소장인 현대건설 손문영 부장은 “이처럼 다양한 생태보호 시설을 갖춘 것은 국내 토목공사에서 처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점=공사에 필요하다며 철도와 도로 중간에 개설한 임시도로가 생태다리와 생태통로의 역할을 반감시킬 우려가 있다.
실제 동물 이동경로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각 시설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야 하지만 아직까지 갖춰지지 못했다. 또 생태환경 측면에서 보면 전체가 조화를 이루도록 환경시설물을 설치해야 하는데 공사가 남과 북으로 나뉘어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한 것도 문제.
김 교수는 “필요한 환경보호 시설을 갖추어 환경 피해를 최소화한 것은 바람직하지만 지원단지 등은 반드시 비무장지대 바깥에 설치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파주=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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