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쟁점/부천시 범박동 재개발아파트

  • 입력 2003년 3월 12일 23시 49분


경기 부천시 소사구 범박동 재개발아파트가 폐광된 갱도 위에 들어서고 있는 것으로 밝혀지자 입주 예정자들이 불안감을 나타내며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부천시와 시행사는 입주에 앞서 아파트에 대한 정밀 안전진단을 실시할 계획이지만 입주 예정자들은 지반(地盤)에 대한 안전진단까지 요구하고 있다.

▽추진 과정=12일 부천시에 따르면 범박동 재개발 아파트는 모두 5464가구 규모로 99년 12월 사업승인을 받아 2000년 6월 착공했다.

같은 해 12월 아파트 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4단지 아파트 부지 인근에서 폐광 갱도가 발견되자 시는 공사 중지를 명령한 뒤 대한광업진흥공사에 안전 진단을 의뢰했다.

광진공은 2001년 6월 “지반이 단단하고 갱도 내 수압이 높아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시행사인 K건설산업은 갱도 입구에 콘크리트 옹벽을 설치하고 공사를 재개했다.

현재 4∼6단지 공사가 거의 마무리돼 2892가구가 6월부터 입주하고 1, 2단지 (1560가구)는 올 11월, 3단지(1012가구)는 내년 6월 각각 입주할 예정이다.

▽부천시와 시행사의 대응=최근 범박동 지역 주택조합비상대책위원회 등이 “아파트가 폐광된 갱도 위에 조성된 사실을 입주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폭로하며 문제가 불거졌다.

시는 대책위가 공사 중지를 요청하며 반발하자 시행사에 공문을 보내 안전 진단을 다시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K건설산업은 광진공의 지반 안전성 평가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안전 진단을 또 받으라고 하는 것은 지나친 요구라는 입장이다. 또 2001년 10월부터 자동계측기를 설치해 분기별로 지반의 변형을 측정했으나 특별한 변형 없이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

그러나 입주 예정자들이 집단 민원을 제기할 움직임을 보이자 시와 시행사는 시설안전기술공단이나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등 공신력 있는 평가기관에 건축물 안전 진단을 의뢰하기로 했다.

▽입주 예정자의 반발=이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은 아파트에 대한 안전 진단은 의미가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4단지 아파트(411동) 지하 50∼70m 지점에 폐광의 주 갱도 2∼3㎞가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지반에 대한 정밀 안전진단을 실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입주 예정자들은 대표자회의를 구성하고 16일 간담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한 뒤 시에 구체적인 대책을 요구할 계획이다.

입주 예정자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박인호씨(43)는 “폐광 위에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서는데 단순 안전진단만 실시한 것은 문제”라며 “입주자들이 수긍할 수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