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단원들로 구성된 문예회관 노조(위원장 우진수·禹珍秀)는 최근 실시한 찬반투표에서 조합원 33명 가운데 31명의 찬성으로 쟁의행위에 돌입키로 해 7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마찰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문화예술회관(관장 신형우·申炯雨)과 노조의 마찰은 지난해 9월 회관측이 계약만료 3일전에 안무자를 전격 교체하면서 시작됐다. 노조측은 “계약상 정해진 한달전 해촉 통보를 하지 않은 데다 낙하산식으로 신임 안무자를 선정했다”며 반발했다.
이어 1월 14일부터 시작된 올해 단체협상 중간에 회관측이 단원들에 대한 오디션을 강행하면서 마찰이 극단으로 치달았다. 회관측은 예능등급평가를 위해 단원 50명 가운데 연주단(14명)에게는 가야금 등 악기연주를, 남자 단원(12명)에게는 ‘한량무’를, 여자 단원(24명)에게는 ‘살풀이’를 각각 하도록 지정했다. ‘예술인들의 능력 향상’ 명목으로 2002년 1월 도입된 예능등급평가 오디션에 대해
노조측은 “현대무용과 한국무용 전공자가 함께 있는 여자 단원들에게 일률적으로 살풀이로 오디션을 실시하는 것은 비예술적인 평가”라며 1월 20일과 21일의 오디션을 거부했다.
이에 회관측은 “오디션 종목선정은 안무자의 고유권한”이라며 이달 17일자로 계약기간(1년)이 만료되는 3명에 대해 해촉을 통보한데 이어 다음달 15일 계약이 만료되는 4명에 대해서도 해촉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노조측은 △부당해고 철회 △오디션 방법 개선 등을 요구하며 시민들에게 유인물을 나눠주고 시청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민들은 문화욕구 충족을 위해서라도 양측 모두 강경입장에서 한발 물러서 사태를 원만하게 해결할 것을 바라고 있다.
울산=정재락기자 jr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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