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족자원이 고갈돼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있는 상황에서 유가 상승과 선원 구인난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수익이 남지않는다’며 출어를 기피하는 어민이 속출하고 있다. 안강망, 유자망 등 어선업계는 배를 놀릴 수 없어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조업에 나서지만 어황이 좋지 않아 기름값도 건지기 힘든 실정이다.
14일 수협여수중앙회 유류사업소에 따르면 어민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고유황 경유 면세유 가격은 13일 현재 드럼당(200L기준) 6만7460원.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 4만7820원에 비해 41%나 급등한 것이다.
이 처럼 유류값이 97년 석유파동 이후 최고로 치솟자 출어를 포기하는 어민들이 늘고 있다.
고흥군 동강면 정양길씨(63)는 “낙지나 쭈꾸미 등을 잡기위해 배를 타고 꼬박 밤을 새워야 하는데 보통 하루저녁에 1드럼의 경유를 쓴다”며 “하지만 잡은 양은 고작해야 3∼4만원선에 불과해 기름값도 감당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통상 기름값은 출어비용의 20%를 차지한다.
어획량도 크게 줄어 어민들이 속을 태우고 있다.
목포수협에 따르면 조기의 경우 올 1월부터 3월 현재까지 어획량이 252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62t에 비해 100t이나 줄었다. 갈치 어획량도 104t으로 지난해 145t보다 28% 감소했다.
목포 안강망수협 관계자는 “어선 한척이 조업을 나가는데 1000만원의 경비가 들지만 고기 위판고는 많아야 300∼400만원에 불과하다”며 “더군다나 조기 등 고급 어종은 찾아보기 힘들어 요즘에는 값이 싼 병어나 농어잡이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선주들은 3D기피현상으로 선원 구하기가 무척 힘들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목포지역 유자망 선주는 “임금이 15일을 기준으로 60∼70만원이지만 조업을 나갈 때 선원수를 채우기가 여간 쉽지 않다”며 “일부 선주는 선원 구인난 때문에 중국인 산업연수생을 채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편 수협중앙회는 면세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어업인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수산물 수급과 가격에도 악영향을 미칠것으로 보고 정부에 유류값의 일부 지원을 요청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다.
목포=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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