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천주교 청주교구(교구장 장봉훈 주교)에 의해 충북 음성군 꽃동네 신임 회장에 임명된 신순근(申順根·세례명 비오·57·사진) 신부는 “버릴 것은 버리고 빛낼 것은 빛낸다는 마음으로 상처받은 꽃동네 정신의 치유를 위해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신 신부는 꽃동네 문제가 불거지면서 꽃동네대책위원장을 맡았고 2000년 2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제2대 회장직을 역임하는 등 누구보다 꽃동네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점이 고려돼 지난달 물러난 오웅진(吳雄鎭) 신부의 뒤를 이어 꽃동네 회장직을 맡게 됐다.
그는 “꽃동네를 세우기 전 행려병자를 자신의 침대에 재우고 썩어 가는 몸을 닦아내던 오 신부의 헌신적인 봉사정신은 높이 사야 한다”며 “사회에서 버림받은 사람들을 위해 물불 안 가리고 일하다 보니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오 신부의 횡령 및 부동산투기 의혹에 대해 신 신부는 “사랑의 연수원 건립과 시설 확장, 현도사회복지대 건립 등에 썼을 뿐 오 신부 자신을 위해 유용한 것은 분명히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검찰 수사에 비협조적이라는 말이 있지만 제출할 자료는 모두 냈으며 꽃동네가 예전에는 회계관리에 허술한 점이 있었지만 1998년 이후부터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투명하게 관리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 신부는 앞으로 꽃동네의 회계를 인터넷 등을 통해 공개하고 천주교 청주교구가 운영에 적극 개입해 투명성을 보장하는 방안 등을 검토중이다.
“이번 일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국민에게 사랑받는 사회복지시설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고 신 신부는 강조했다.
신 신부는 충북 청주시 출신으로 광주가톨릭대를 나와 1975년 사제서품을 받은 뒤 내덕동 성당 주임신부, 꽃동네 회장, 충북재활원장 등을 지냈다.
청주=장기우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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