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부천 상동신도시 ‘불법주차와의 전쟁’

  • 입력 2003년 3월 20일 21시 44분


지난해 3월 입주가 시작된 경기 부천시 원미구 상동신도시가 도로변에 불법 주차된 차량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주민들은 불법 주차로 출퇴근길 교통이 더욱 혼잡하고 사고 위험도 높다며 단속을 요구하고 있지만 부천시는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외면하고 있다.

▽실태=19일 오후 상동신도시 진달래마을 앞 4차로. 도로 양쪽에 각종 승용차와 트럭들이 길게 꼬리를 물고 주차돼 있었다. 상가 공사를 위해 대형 크레인이 들어서자 이 일대 도로는 순식간에 마비상태에 빠졌다.

행복한마을 앞 4차로도 사정은 마찬가지. 일부 도로는 불법 주차한 차량들 때문에 승용차 한 대만 간신히 통과할 수 있어 차량 운전자들이 짜증을 내며 경적을 울려대고 있었다.

이 아파트 주민 박모씨(46)는 “아파트 앞 상가 주변에 불법 주차된 차량 때문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며 “부천시에 여러 번 민원을 냈지만 주차 단속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원인=상동신도시에 이처럼 불법 주차행위가 극성을 부리는 가장 큰 이유는 주차장 부족. 이 곳에는 2월 말 현재 1만2472가구(4만3600여명)가 입주했으며 8월 말까지 1만5320가구, 7만여명이 거주하게 된다. 또 백화점 등 대형 유통센터와 시외버스터미널, 100여개의 상가가 세워지고 있어 유동인구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각 상가에 설치된 자체 주차장 외에 상동신도시의 주차장은 모두 4곳으로 주차대수는 670대에 불과하다.

시가 불법 주차의 심각성을 알지만 이를 방관하는 것도 문제. 시는 최근 주민들이 낸 민원에 대한 답변을 통해 “대형 화물트럭 등의 불법주차로 차량이 중앙선을 넘어 운행하고 있으며 좌우회전 할 때 시야가 가려 안전사고 위험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대책=시는 입주가 시작된 지난해 주차질서 계도활동만 벌였을 뿐 단 한차례도 단속하지 않았다.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치자 10일부터 상동신도시 내 일부 상업지역을 주정차 금지구역으로 지정하고 단속에 나섰다.

그러나 시가 예산 부족으로 주차장 추가 설치에 난색을 보이고 있어 이 일대 불법주차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시 관계자는 “신도시 내 주요 도로에서 낮 시간대 단속을 강화하고 출근길 특별 단속도 실시해 불법주차를 줄여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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