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서울시내에는 재개발과 재건축에 따른 인구 유입으로 학교를 지어야 할 곳이 많은 데다 기존의 주택가 밀집지역에는 학교가 부족해 학생들이 장거리 통학을 하는 등 불편을 겪고 있다.
▽과대 학교 여전=교육인적자원부는 과밀학급과 과대학교를 줄이기 위해 2003년까지 초중고의 학급당 학생수를 35명으로 줄이기 위해 교육여건 개선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현재 서울시의 547개 초등학교 가운데 학급당 학생수가 41명이 넘어 과밀학급으로 분류된 학교는 모두 56개교로 10%를 차지한다. 또 학급수 50개가 넘는 과대학교는 모두 108개로 20%에 달한다.
이에 따라 시교육청은 교육여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강북지역을 중심으로 올해부터 2005년까지 모두 77개의 초중고교를 신설할 계획이다.
그러나 2005년 이후 서울시내에 남아 있는 학교 용지는 18개에 불과해 앞으로 학교 수요가 추가로 발생할 경우 더 이상 학교를 지을 땅이 없는 실정이다.
▽학생 등하교 불편=학부모 김진만씨(34·서울 은평구 갈현동)는 이달 초등학교에 입학한 둘째 아이 때문에 요즘 마음이 무겁다. 집 근처에 초등학교가 없어 어린 아이가 매일 20분 이상 걸어 학교에 가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은평구 관내의 18개 초등학교 가운데 51개 학급 이상의 과대학교는 모두 7개. 현재 추진 중인 4개의 초등학교가 개교해도 최소한 4, 5개의 학교가 더 필요하다.
중구 신당3동 N아파트 단지에도 5150가구가 입주해 있지만 단지 내에 초등학교가 없어 자녀를 다른 동에 있는 초등학교에 보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초고층 주상복합 건물이 속속 들어서고 있는 양천구 목동 일대에도 준공이 끝난 3곳에 1700여가구가 곧 입주할 예정이지만 수용 학교가 2곳에 불과하고 그나마 과밀학급이어서 한계에 달했다.
이 밖에도 서울시내에는 학교 신설이 필요한 지역이 현재도 수십 곳이나 되고 앞으로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
▽대안은 없나=시교육청은 공원 용지나 개발제한구역 등에 학교를 설립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서울시내에는 가뜩이나 공원과 녹지가 부족한 상태여서 이들 지역에 학교를 지을 경우 도시환경이 더 나빠질 우려가 있다.
따라서 소규모 다세대 주택이나 단독주택이 밀집한 지역에는 유럽과 같이 운동장이 없는 학교 등 소규모 학교 건립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높다.
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때 건설업체가 용지 분할 등의 편법으로 학교용지 확보를 회피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
시교육청 관계자는 “정부나 시 당국이 주택 정책을 시행할 때에는 학교 용지 확보 문제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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