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도 주5일 근무”최기문 신임 경찰청장 밝혀

  • 입력 2003년 3월 21일 18시 51분


21일 취임한 최기문(崔圻文) 경찰청장이 취임식에서 “주5일 근무제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민생치안의 일선을 맡고 있는 경찰이 민간기업이나 대민업무가 적은 행정기관처럼 주5일 근무제를 강행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가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최 청장은 이날 “행정자치부에서 주5일 근무제 실시방안을 연구 검토해 의견을 제출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빠른 시일 내에 이에 대한 의견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 청장은 또 “경찰업무의 특성상 형사 방범 등 외근 부서의 경우에는 인원이 획기적으로 늘지 않는 한 주5일 근무는 어려울 것”이라며 “경무, 조사 등 내근 부서를 중심으로 주5일 근무제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또 “주5일 근무제를 적용하지 않는 부서 근무자에게는 수당과 인사고과, 승진 등에서 혜택을 주는 방안을 연구하겠다”고 덧붙였다.최 청장은 구체적인 시행시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 청장의 방침은 경찰의 현실을 지나치게 가볍게 보았다는 지적이 대두되고 있다. 외근 부서에 대해 주5일 근무제 제외에 대한 보상으로 승진과 수당 등의 혜택을 줄 경우 경사 이하 비간부가 90%나 되는 경찰 조직의 특성상 외근 부서로 인력이 쏠릴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자치경찰제가 시행될 경우 지자체별로 수당 체계가 달라질 수도 있어 일부 지방의 경우는 쉬지도 못하고 혜택도 받지 못하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경찰청 관계자는 “획기적인 인원증가가 이뤄지지 않는 한 주5일 근무제 시행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 부서만 혜택을 보는 제도 시행은 오히려 조직 내 위화감만 조성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진구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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